안 전 지사 검찰 두번째 출석
“합의에 의한 관계로 생각
검찰 조사 성실히 받겠다”
두번째 피해자 지난 주말 조사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취재진에게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라며,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정무비서 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주장하며 강압성을 부인했다.
지난 9일 자진 출석한지 열흘만에 사실상 검찰에 첫 소환된 안 전 지사는 19일 오전 10시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해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밝힌 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고 지난 16일 변호인단을 통해 밝힌 주장을 이어갔다. 김지은(33) 전 정무비서가 ‘안 전 지사의 성폭력 혐의’를 첫 폭로한지 하룻만인 지난 6일 새벽 안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밝혔으나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검은 양복 차림으로 등장한 안 전 지사는 “고소인들께서 그런 것(합의한 성관계)이 아니라고 한다. 사과드린다”고 안 전 지사를 고소한 피해자 두명인 김씨와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ㄱ씨를 언급했다. 이어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고 사법처리도 달게 받겠다”며 “저를 사랑하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제 아내와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안 전 지사는 ‘위력에 의한 강요’ 부분을 인정하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조사를 성실히 받겠다”고 즉답을 피하고, 두번째 피해자의 고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질문엔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올라갔다. 안 전 지사는 지난 6일 김씨에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과 간음 혐의로, 이어 14일엔 ㄱ씨에게 앞선 두 혐의에 강제추행 혐의를 추가해 고소당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이날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강도높은 피의자 조사를 이어간다. 1차 조사땐 첫 번째 피해자 김씨를 조사하던 중에 안 전 지사가 갑작스럽게 출석을 통보해 사전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였다. 두번째 피해자의 변호인이 고소장을 제출한 이틀 뒤 변호인을 통해 “강압은 없었다”, “애정관계였다”고 밝힌 바 있는 안 전 지사는 이날 2차 조사에서도 ‘합의한 관계였다’는 본인의 입장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번째 피해자인 ㄱ씨는 16일 검찰에 출석해 16시간 조사를 받은데 이어 18일에도 10시간 조사를 받았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