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학생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이화여자대학교 조소전공 K교수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 및 처벌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상습 성추행 등 의혹이 폭로된 같은 대학 조소전공 ㄱ교수의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화여대 제50대 조형예술대학 학생회(학생회)는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이화여대 조소전공 ㄱ교수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 및 처벌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많은 이화여대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으며 용기내주신 선배님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날 조소전공 졸업생들은 이화여대 조소전공 성폭력 대책위원회(대책위)를 꾸려 ㄱ교수의 성폭력 사실을 공개하고 학교 쪽에 ㄱ교수의 사건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처벌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ㄱ교수는 예술이라는 명목과 교수라는 지위 권력으로 지속적인 폭력을 저질러 왔다”며 “예술을 범죄 행위 은폐를 위한 빌미로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학교 쪽에 “교수 카르텔을 공고히 하는 예술 교육 구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학내 미투 고발에 적극적으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찬경 조형예술대학 조소전공 공동대표는 “어제 오후 기사에서 익숙한 말머리를 보는 순간, 기사에 적힌 내용을 읽지 않고도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있었다”며 “그것은 충격이고 분노였고 두려움이었지만 동시에 안도감이었다. 조소과 내에 암암리에 퍼져있던 소문들, ‘ㄱ교수와 술자리를 함께 하면 안된다’ 선배들이 스쳐지나가며 말해준 이야기들, 그 모든 것이 공기처럼 조소과 내에서 모두의 숨을 죽이게 했다”고 말했다.
ㄱ교수의 성폭력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린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 발언문을 보내 “ㄱ교수의 성폭력 문제는 어제 오늘이 아니었다”며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낸 피해자들이 더는 이 일로 피해받지 않도로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전날 대책위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ㄱ교수가 학과 엠티에서 제자들의 몸을 만지고, 자신과의 술자리에 참석한 학생들을 지인이 성추행하는데도 방관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올라왔다. 피해 학생은 ㄱ교수에게 지인이 자신을 성추행했음을 알리자 ‘우리나라에서 여성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이런 일은 감수해야 한다’고도 말했다고 폭로했다.
글·사진 장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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