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건의 진상규명 및 피해 회복을 위한 조사단’ 단장을 맡은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지난 2월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검찰이 후배 검사를 성추행한 뒤 인사보복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은 앞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안 전 검사장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하지 않고 다음 주쯤 불구속 기소 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조사단은 지난 16일 안 전 검사장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18일 “범죄성립 여부에 대해 다툴 부분이 많다”며 기각했다. 이에 기각 사유를 검토한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조사단이 불구속 기소로 가닥을 잡으면서 안 전 검사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재판 과정에서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단은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검찰인사를 담당한 안 전 국장이 사법연수원 33기인 서지현 검사를 통영지청으로 발령 내는 등 통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좌천 인사를 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안 전 검사장 쪽은 “안 전 검사장이 인사에 개입해 서 검사를 연수원 기수에 맞지 않는 통영지청으로 발령했더라도 이는 검찰인사 매뉴얼을 따르지 않은 정도에 불과해 인사권자의 재량범위에 포함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검사장은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성추행하고, 2015년 8월 정기인사에서 서 검사한테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조사단은 강제추행 혐의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판단에 따라 인사 불이익 등과 관련된 직권남용 혐의만 적용했다.
한편 조사단은 2015년 서울남부지검 재직 당시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한 후배 검사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는 진아무개 전 검사도 다음 주쯤 불구속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사단은 진씨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된 바 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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