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검찰 내 성폭력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하기는커녕 감찰까지 무마시켰다며 김진태(66·14기), 김수남(59·16기) 두 전직 검찰총장을 고발했다.
임 부부장은 25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2015년 서울남부지검의 김아무개 전 부장검사와 진아무개 전 검사의 성폭력 범죄를 수사하지 않고 진 전 검사에 대한 감찰을 중단한 당시 검찰 수뇌부 6명에 대한 고발장을 전날(24일) 우편발송해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혐의는 직권남용·직무유기 등이다.
고발 대상은 2015년 당시 직책으로 김진태 총장과 김수남 대검 차장, 이준호(55·16기) 감찰본부장, 오세인(53·18기) 서울남부지검장, 장아무개 감찰1과장, 김아무개 부장검사 등이다. 앞서 임 검사는 지난 4일 감찰 무마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검찰 수뇌부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다시 요청했다면서 “실질적 조치가 없으면 이들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으로 형사고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 부부장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검찰권과 지휘권을 오·남용해온 검찰 수뇌부에게 그 책임과 한계를 각인시키겠다”며 “검찰 구성원들이 더는 억울함과 양심의 가책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5년 남부지검 재직 당시 여검사를 아이스크림에 빗댄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사표를 제출했지만, 감찰이나 징계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진 전 검사 역시 2015년 4월 후배 검사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대검찰청이 감찰 조사를 벌였지만 같은 해 5월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고 사표를 낸 뒤 검찰을 떠났고, 이후 대기업 법무팀 상무로 취직했다.
올 1월29일 서지현(45·33기)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피해 폭로 이후 출범한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김 전 부장검사와 진 전 검사를 강제추행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했다. 하지만 당시 대검 감찰라인의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해선 결론을 내지 않아 부실수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임 부부장은 “조사단에서 몇몇 검사들의 개인적 일탈에 대하여만 수사할 뿐 검찰의 조직적 은폐 범행에 대하여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지난 3월22일 대검 감찰제보시스템을 통해 2015년 검찰의 조직적 일탈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수차 요청했으나, 지난 4일 당시 김진태 검찰총장 결재를 받아 감찰을 중단한 사안으로 관계자들 비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 메일과 구두 설명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황 무오류설과 같은 상급자 무오류를 전제로 한 상명하복이 검찰에 팽배한 상황”이라며 “무오류의 총장님 결단인데 현실의 대검 감찰에서 (당시 감찰 무마 등이) 잘못이라고 인정할 리 없어 부득이 (고발을) 결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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