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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시종 “최고령? 나는 아직 배고프다” 박경국 “무능 도지사 3선 안돼”

등록 2018-05-30 10:25수정 2018-05-30 10:48

[6·13 후보에게 묻는다] 충북지사

① 이시종 더불어민주당 후보

“강호축 뼈대로 균형발전 확장”
3선 도전 최고령 단체장 후보
광부·지게꾼 출신 입지전 주인공

이시종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후보가 지난 23일 충북 청주시 봉명동 선거캠프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이시종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후보가 지난 23일 충북 청주시 봉명동 선거캠프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충북 청주시 봉명 네거리 한 건물엔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대형 펼침막이 걸렸다. 이시종(71)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후보 선거 캠프다. 이곳은 그를 거푸 당선시킨 이른바 ‘명당’이다. 지난 23일 만난 이 후보는 흰 셔츠차림으로 방송 토론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인터뷰하려면 전투복을 입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전투복 주세요.” 기어이 그는 ‘시종일관 일꾼 도지사’라는 글자가 박힌 파란색 점퍼를 꺼내 입었다. 쉬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예상에 관해 물었다. 현재 그와 더불어민주당은 여론조사에서 50%를 웃도는 지지를 받고 있다. 2위 후보와 3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그는 충북지사에 첫 도전한 2010년 지방선거에선 5.3%포인트, 재선 때인 2014년 2.1%포인트 차로 신승했다. “선거 몰라요. 해봐야 알지. 지금 전시인데 방심은 안 되죠. 이겨야죠.”

전국의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최고령이라는 말에 그는 겸연쩍게 웃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요. 태양광·바이오 등 신산업 발굴·육성으로 최근 충북은 1등 경제의 기적을 창출했습니다. 누구보다 젊은 생각, 뜨거운 열정, 미래 비전을 지녔어요.”

3선 도전 이유를 묻자 그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운을 뗐다. “만년 농업 지역, 가난한 시골이라는 현실에서 벗어나 먹고 사는 문제 해결해야 해요. 현재 국내총생산 대비 3%대인 충북의 경제를 4%, 5%로 올리려 합니다.”

이 후보는 충청을 교두보로 삼아 전국 균형발전을 확장할 것을 제안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 구상(H형)에 강원-충청-호남을 아우르는 ‘강호축’을 더하자는 것이다. “인구·경제의 80%가 ‘경부축’에 집중돼 ‘강호축’은 상대적으로 낙후했죠. 유라시아 시대 ‘강호축’이 남북 평화와 경제 발전에서 핵심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후보는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자 내년 세계 무예 마스터십 대회, 오는 9월 세계소방관경기대회에 북한을 초청했다. “충북은 남북 교류의 중심이 될 수 있어요. 단재 신채호, 벽초 홍명희 등 인물에 관한 공동 연구도 추진할 겁니다.”

충주에서 나고 자란 이 후보는 고교 입학 뒤 아버지가 숨지자 광부, 지게꾼, 참외장수로 일하며 생활비·학비를 벌었다. 행정고시를 거쳐 공직에 발을 들인 그는 민선 1~3기 충주시장, 국회의원 재선, 충북지사 재선 등 공직 선거에서 ‘7전 7승’ 신화의 주인공이다. “비결은 없지요. 처세술로 하지 않고 오로지 성과·업적·진실로 대결했지요.”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② 박경국 자유한국당 후보

“지난 8년의 개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포화 상태인 도청 이전 공론화 통해 추진”
남북정상 대화록 공개 근거 제시해 구설수

박경국 자유한국당 충북지사 후보가 지난 25일 충북도청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박경국 자유한국당 충북지사 후보가 지난 25일 충북도청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지난 25일 오전 충북도청 중앙기자실에서 박경국(60) 자유한국당 충북지사 후보를 만났다. ‘돌기와집 넙죽이’라는 별명처럼 평소 둥글둥글한 그였지만 얼굴에 각이 보였다. “선거 쉽지 않아요. 허허.”

야권 단일화를 먼저 물었다. “지금은 중단됐어요. 단일화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박 후보가 신용한 바른미래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조건으로 정무부지사 자리를 약속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애초 언론 보도가 오해에서 비롯됐다. 선관위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뭐라 얘기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박 후보는 ‘새로운 충북’을 내걸고 이시종 현 지사의 3선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잘한 게 없잖아요. 세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가고 있는데 이시종 충북호는 지난 8년 동안 개발과 양적 성장 일변도였어요. 그마저도 오송 역세권 개발, 충주 에코폴리스, 이란 2조원 투자 유치 등 모두 실패했어요. 이젠 바꿔야지요.”

박 후보는 민선 5기 2년 동안 행정부지사로 이시종 현 지사를 도왔다. 하지만 그는 방송 토론회 등에서 연일 이 후보에게 날을 세우고 있다. “개인적 감정은 없고 충북의 미래를 위한 지적인데 이 후보의 엄살이 심해요. 실제 에스케이하이닉스 투자 등 이 지사의 투자 유치 등 실적은 사실 민선 4기 때 길을 닦은 것이 대부분인데 자신의 치적으로 잡아요. 또 전국 1등 경제 발전 등을 말하지만 가계소득 전국 꼴찌, 자살률 전국 1위 등 멍에가 더 많아요.”

박 후보는 충북도청 이전 필요성을 제기했다. 상대 후보들은 예산 등을 이유로 부정적 태도다. “지금 도청은 포화 상태입니다. 이전을 논의할 때가 됐어요. 예산도 2000억원 정도면 되고, 부분적으로 민자를 유치할 수도 있어요. 당장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이전 공론화위원회를 만든 뒤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박 후보는 충북대 최초의 행정고시 합격자로 충북도에서 국장급 이상 고위직만 8차례 거쳤으며, 국가기록원장과 안전행정부 1차관을 지냈다. 국가기록원장 시절 국정원이 보유한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대화록이 국정원 기록물이라고 밝혀 대통령 기록물인 이 대화록의 공개를 뒷받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는 지난 2월 영포빌딩에서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 기록물이 다수 발견된 것과 관련해 박 후보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해당 기록물은 대통령 기록관에 이관되기 전 유출된 것이어서 나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③ 신용한 바른미래당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세력의 사당화해 탈당”
한국당의 ‘부지사 제안설’엔 “그쪽서 답해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발탁됐지만 친박 아냐”

신용한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가 지난 28일 충북 청주시 내덕동 선거캠프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신용한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가 지난 28일 충북 청주시 내덕동 선거캠프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28일 오전 충북 청주 내덕동에서 신용한(49)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를 만났다. 캠프 사무실로 들어선 그는 물부터 청했다. 새벽 2시까지 10여개 일정을 소화한단다.

땀을 훔치는 그에게 ‘정무부지사 제안설’을 먼저 물었다. 자유한국당 박경국(60) 충북지사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그에게 충북도 정무부지사 자리를 제안했다는 지역 매체 보도가 나온 뒤 선거관리위원회가 사실 여부 조사에 나선 상태다. “노 코멘트입니다. 박 후보 쪽에서 나온 얘기이니 그쪽에서 답하는 게 맞죠. 다만 선관위·검찰에서 조사하면 성실하게 답하겠습니다.”

야권 단일화도 물었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될까요? 여론조사에서 그쪽 지지율이 기껏 20%대인데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고 봅니다. 단일화 감흥이 없을 걸요.”

신 후보는 애초 지난 1월 한국당 소속으로 충북지사 선거에 나섰지만 지난 3월 탈당한 뒤, 바른미래당으로 말을 바꿔탔다. 한 뿌리여서 단일화가 쉬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신 후보의 생각은 달랐다. “한국당 안 청년층들과 줄기차게 당 개혁을 요구했지만 홍준표 대표를 둘러싼 세력들의 사당화, 구태 정치 때문에 탈당했다. 정치 공학적 이유로 단일화는 안 한다.”

신 후보는 ‘강한 경제, 젊은 충북’와 함께 현장형 젊은 도지사를 앞세웠다. “3선에 도전한 이시종 지사의 문제는 70대 나이, 실적 없는 3선만이 아니라 미래 확장성이 없다는 데 있다. 그가 자랑하는 투자유치 40조원 가운데 절반이 에스케이하이닉스 자체 투자이며 그의 능력에 따른 일이 아니다. 이젠 젊은 지도자로 바꿔야 한다.”

실패한 청년 창업가 등을 지방공무원으로 임용하는 ‘실패 스펙 도입’ 공약은 신 후보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청주 강내에서 나고 자란 신 후보는 초등학교 5~6학년 때 가난 때문에 5차례 가출을 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집안이 기울었죠. 한 때의 방황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대학 땐 운동권 서클에 몸담기도 했죠.”

신 후보는 자신이 주도한 청년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 `점프 투게더'가 유명해지면서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을 맡았다. “박 전 대통령과는 인연이 전혀 없는데 발탁됐어요. 전 박근혜 키즈도, 친박도, 비박도 아닙니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과 19대 대선에도 후보로 나섰지만 경선에서 탈락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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