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준 의혹을 받고 있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5월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법원은 서 검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안 전 검사장이 보이지 않도록 증인석과 피고인석 사이에 차폐막을 설치하고 비공개 신문을 결정했다. 다만 피고인인 안 전 검사장의 퇴장은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열린 안 전 검사장의 세 번째 재판에서 서 검사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안 전 검사장은 2015년 검사 인사 때 검찰국장의 권한을 남용해 강제추행 문제를 제기한 서 검사를 통영지청에 전보시키는 인사안을 작성시킨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 전 검사장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서 검사는 증인 소환장을 받지 못했으나 이날 재판에 출석했다. 이 부장판사는 “증인(서 검사)이 증인지원 신청을 해 비공개 심리, 증언 도중 피고인의 퇴정, 차폐시설의 설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전 검사장의 변호인이 “피고인 방어권 행사를 위해 증인 대면권 원칙이 보장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말하자, 이 부장판사는 “형사 절차에서 피고인 방어권이 무엇보다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에 피고인에 대한 퇴정은 명하지 않겠다”고 했다.
증인지원절차는 성폭력 피해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 재판부에 증인신문 전후의 동행 및 보호, 비공개 심리(방청객 퇴정), 증언 도중 피고인과 접촉 차단, 신뢰관계 있는 사람의 동석, 재판 결과 통지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서 검사는 이날 증인신문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가해자가 검찰에서 절대 권력을 누렸고 현재까지도 그 권력이 잔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안 전 검사장)는 저에게 범죄자일 뿐”이라며 “본인은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고,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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