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영노 스포츠 평론가 긴급 기고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웰컴센터 모습. 연합뉴스
한마디에 참고 견뎌야 하는
한국 스포츠의 서글픈 현실 심석희 선수의 용기 헛되지 않게
스포츠 패러다임 대전환할때 ①‘창살 없는 감옥’ 합숙훈련 그만
②금메달 지상주의 이젠 벗어나자
③비리 온상 ‘체육특기 입학’ 없애야
④공부하며 운동하는 문화 정착을 우선 1966년 지어진 이후 ‘창살 없는 감옥’이라 불리는 태릉(진천)선수촌을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국가대표 선수들을 마치 수용자처럼 일년 열두달 가둬서 훈련을 하는 시스템은 이제 벗어날 때가 됐다. 미국이나 독일, 일본 등 선진국처럼 평소에는 소속팀에서 훈련을 하다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주요 대회를 앞두고 길어야 보름 정도 합숙훈련을 하도록 하고, 평소에는 일반인들에게 개방해 모든 국민이 최고의 운동기구나 시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내셔널스포츠센터를 지역민에게 어른 5달러, 어린이 3달러를 받고 개방하고 있다. 둘째, 성적(금메달)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세계 평화를 지향하는 지구촌 가족이 모여 한바탕 축제를 벌이는 종합 스포츠 제전일 뿐, 국력을 과시하는 장이 아니다. 따라서 1974년 국제대회 입상에 따른 포상으로 지급되기 시작한 경기력향상연구연금 같은 당근책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세계에서 운동선수들에게 특별 연금을 지급하는 나라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말 많고 탈 많은 병역특례도 마찬가지다. 그 대신 일시적인 포상금을 주거나 입대 연기 등으로 대체하면 된다. 셋째, 학원 스포츠의 고질적 병폐인 ‘체육특기자 입학제도’를 없애야 한다. 대학 스포츠계에서는 ‘대학 스포츠 감독이 되는 것은 교도소 울타리 위에 올라서는 것과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대학들이 고등학교 3학년 선수를 스카우트(진학)하는 과정에서 물밑으로 불법적인 돈거래가 오갈 가능성이 항상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운동선수들도 일반 학생들처럼 공부하면서 운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 초·중·고·대학까지 모든 선수들이 학교 수업에 빠지지 않고, 일정한 학력이 갖춰져야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큰 부상을 당하거나 기량이 떨어져 운동을 계속할 수 없을 때도 다른 진로를 모색할 수 있다.
이슈한국판 #미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