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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919 한겨레] 사각 모자에 선언서 숨겨…문익점 버금가는 첩보전

등록 2019-02-08 10:11수정 2019-02-08 21:32

[2·8독립선언 100돌]
와세다대 송계백 침착하게 거사 준비
도쿄·서울 왕래 독립선언 계획 전달
국내에서 운동자금 구한 뒤 다시 도일
등에 상처 나도록 ‘조선말 활자’ 운반

<편집자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는 독자 여러분을 100년 전인 기미년(1919)의 오늘로 초대하려 합니다. 살아숨쉬는 독립운동가, 우리를 닮은 장삼이사들을 함께 만나고 오늘의 역사를 닮은 어제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려 합니다. <한겨레>와 함께 기미년 191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 되셨습니까?

◆동경 유학생 독립선언 주역인 조선청년독립단원 송계백(24)씨.
◆동경 유학생 독립선언 주역인 조선청년독립단원 송계백(24)씨.
8일 동경 한복판에서 독립선언이 터져 나오기까지 재일 유학생들의 작전은 첩보극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은밀하고 침착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조도전(와세다)대학교 학생인 송계백(24)씨는 독립선언서 인쇄에 사용할 조선말 활자본을 구하는 한편, 본국에 거사 계획을 알리려 목숨을 건 여정을 감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동경 독립선언 주동자 중 한명으로 이날 일본 서신전(니시칸다)경찰서에 연행된 송계백씨는 앞서 1월 유학생 대표단(조선청년독립단)의 결정으로 경성에 밀파돼 본국의 독립운동가들에게 독립선언 계획을 전달했다. 그는 명주 천에 베껴 쓴 독립선언서 초고를 국내에 밀반입했는데, 일본 경찰의 삼엄한 감시에 대비해 이를 “각모(사각형 모자) 내피”에 꿰매어 숨겼다는 후문이다. 백성을 위해 목화씨를 밀반입했던 고려 말의 충신 문익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번에 독립선언서를 집필한 조도전대 학생 이광수(28)씨에 따르면 송씨는 평소 “침착하고 말이 없는 사람”이지만, 그런 한편 유학생들의 웅변대회에서는 국제 정세와 관련해 사자후를 토해내곤 했던 외유내강형의 인물이다. 아울러 송계백씨가 이처럼 중요한 ‘배달’ 및 연락 임무를 맡게 된 것은 그가 보성고등보통학교 선배인 현상윤(26)씨, 은사인 최린(41) 보성고보 교장 등과 긴밀한 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과연 송씨가 전해온 소식에 현씨와 최 교장 등은 흥분하여 이를 천도교 교주 손병희 선생에게 전달했고, 이에 손병희 선생도 적극 나서게 된 것이다. 젊은 유학생들의 운동이 국내 독립운동 기류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송씨는 국내에서 운동자금을 구하고, 등에 상처가 나도록 활자 보퉁이까지 짊어진 채 동경에 돌아갔다고 하니 이번 동경 유학생 독립선언에서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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