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와 관련해 지난 14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는 빅뱅 멤버 승리.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클럽 버닝썬에 2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버닝썬의 회계자료에서 ‘법인 운영 외 용도’로 쓰인 일부 의심스런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관련자들을 불러 탈세와 횡령 여부를 수사 중이다.
29일 경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승리는 버닝썬 운영 법인 ‘버닝썬 엔터테인먼트’를 만들기 직전인 2017년 10~11월 무렵 버닝썬 초기 운영자금 24억5000만원 가운데 2억2500만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맺었다. 버닝썬이 입주했던 르메르디앙 호텔(전원산업)과 대만인 투자자 ‘린 사모’가 각각 12억2500만원과 10억원을 투자했다.
승리가 버닝썬 초기 투자금을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버닝썬에) 이사로 이름은 올렸지만 얼굴마담에 불과했다”는 해명과 달리 승리가 버닝썬의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승리가 (미성년차 출입 사건 무마를) 보고 받았다”는 버닝썬 이성현 대표와 경찰 쪽에 자금을 전달한 전달책 이아무개(구속)씨 사이의 대화가 공개되기도 했다. 승리는 법인이 세워진 2017년 11월부터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이 불거진 지난 1월 말까지 버닝썬의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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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버닝썬 쪽은 의혹을 부인했다. 2억2500만원은 투자금이 아니라 대여금이라는 설명이다. 버닝썬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버닝썬 시설비용은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다 내기로 했는데 급하게 화장실 인테리어 공사비 4억5000만원이 필요하게 됐다”며 “호텔은 기안서를 작성해 결제를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었고, 당장 돈이 필요하니 돈을 좀 빌려 달라고 해서 승리가 2억2500만원을 빌려줬다 받은 것으로 투자금 성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버닝썬의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인 경찰은 버닝썬 자금이 ‘법인 운영 외 용도’로 사용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클럽 엠디(MD·영업직원)에게 수익금을 배분하는 것처럼 속이는 방식으로 버닝썬이 자금 일부를 빼돌렸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의 자금 흐름을 봤을 때 법인운영 목적 외에 다른 용도로 돈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만큼 자금 흐름 전반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전 승리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자신이 불법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정준영(30)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선담은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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