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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소방관 체력시험 학원 가보니…‘선수’들끼리 싸움

등록 2019-04-13 09:27수정 2019-04-13 09:38

이달 말 시험 맞춤훈련 구슬땀
체력 자신 있는 수험생들 모여
“여성 채용인원 늘어 반갑다”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체력시험에 대비해 파주시 야당동에 위치한 체대입시 전문학원 코리아스포츠에서 단기 맞춤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체력시험에 대비해 파주시 야당동에 위치한 체대입시 전문학원 코리아스포츠에서 단기 맞춤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우리의 목적은 건강 증진이 아니잖아요? 합격이 목적입니다. 40초 크런치, 20초 싯업. 자 시작.”(강사)

10일 오후 경기 파주시 야당동에 위치한 코리아스포츠 학원. 체육관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윗몸일으키기를 시작하자 수강생들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고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강원도에서 대규모 산불이 일어났던 지난 6일, 전국 17개 시·도에선 소방공무원을 뽑는 필기시험이 있었다. 필기시험을 마친 이들은 이제 이달 말 시작될 체력시험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왕복 오래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제자리 멀리뛰기, 배근력, 악력, 앉아 윗몸 앞으로 굽히기(유연성) 등 총 6종목을 연습한다. 체육대 입시를 전문으로 하는 코리아스포츠는 소방공무원 채용 시즌에 맞춰 체력시험 대비 단기특강을 열어 1개월(주 5회 매일 2시간)에 22만원을 받고 있다.

이날 만난 13명의 수강생 중 유일한 여성인 김아무개(27)씨의 표정은 진지했다. 손아귀로 움켜쥐는 힘을 측정하는 악력 훈련 시간이 되자, 동료 두 명과 함께 3인 1조로 무거운 아령을 잡고 빠른 속도로 굴렸다. 화재 현장에서 무거운 소방호스를 잡아야 하는 소방관은 상체 근력을 많이 쓰기 때문에 악력이 중요한 역량이다. 김씨는 대학에서 소방학과를 졸업했지만, 소방관 채용 시험에 도전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어렸을 적부터 활동적인 성격이어서 소방관의 꿈을 품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막상 졸업할 무렵이 되자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워낙 적은 선발인원 탓이다. 김씨는 “주변에 소방관 준비하는 친구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여성 지원자 중엔 2~3년 도전하고 길게는 5년까지 도전하는 사람도 봤다”며 “합격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 지레 포기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신 해군 부사관 시험을 치르고 3년 간 군에서 일했다. 의무 복무기간을 마치고 전역한 뒤 마침 정부가 여성소방관 채용을 10%까지 늘린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김씨는 “여성 채용을 확대한다는 소식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던 소방관 시험에 지금이라도 도전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 체력시험은 총 6개 항목 60점 만점에서 30점 이상을 득점해야 합격할 수 있다. 체력에 자신있는 수험생들이 소방공무원을 준비하기 때문에 체력시험은 ‘선수’들끼리의 싸움으로 불린다.

파주/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 관련 기사 : 여성소방관 채용시험, 차별일까 역차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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