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안희정 최종 유죄···‘권력형 성폭력’ 단죄했다

등록 2019-09-10 00:16수정 2019-09-10 00:27

‘비서 성폭행’ 폭로 554일만에
대법, 징역 3년6개월 원심 확정
판결문서 “성인지 감수성” 강조
안희정(54) 전 충남도지사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대법원이 최종 유죄 판단을 내렸다. 직장 내 성폭력 사건에서의 ‘위력’과 ‘피해자 진술’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확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9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에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이나 업무상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상대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네차례 업무상 위력을 활용해 간음하고, 다섯차례 강제추행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앞서 원심(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홍동기)은 “사건의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세하고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조병구)의 판단을 뒤집어 10개 범죄 혐의 가운데 9개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날 판결은 안 전 지사가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유·무형의 힘인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부하 직원인 김씨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점을 대법원이 분명히 한 것이다.

또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답지 않다’는 이유로 피해자 진술을 함부로 배척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기존 판례대로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한 판단이라 볼 수 없다”며 “성폭력 사건은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는 안 전 지사의 성폭력 의혹이 폭로된 지 554일 만에 나온 법원의 최종 결론이다. 피해자 김씨는 지난해 3월 안 전 지사의 성폭력 범행을 폭로해 직장 내 성폭력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이는 ‘미투 운동’ 확산의 주요 계기가 됐다. 시민사회계는 “보통의 김지은들이 만들어낸 위대한 승리”라고 환영했다. 김씨는 이날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진실이 권력에 의해 묻혀버리는 일이 또다시 일어날까 너무 무서웠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고한솔 최우리 기자 sol@hani.co.kr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관련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안희정은 유죄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하늘을 향해 던지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안 전 지사 상고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관련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안희정은 유죄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하늘을 향해 던지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안 전 지사 상고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그럴거면 의대 갔어야…건방진 것들” 막나가는 의협 부회장 1.

“그럴거면 의대 갔어야…건방진 것들” 막나가는 의협 부회장

폭염 요란하게 씻어간다…태풍 풀라산 주말 강풍, 폭우 2.

폭염 요란하게 씻어간다…태풍 풀라산 주말 강풍, 폭우

“윤 정권, 남은 임기 죽음처럼 길어”…원로 시국선언 3.

“윤 정권, 남은 임기 죽음처럼 길어”…원로 시국선언

‘윤석열 퇴진 기자회견’ 하루 전 돌연 대관 취소한 언론진흥재단 4.

‘윤석열 퇴진 기자회견’ 하루 전 돌연 대관 취소한 언론진흥재단

72살 친구 셋, 요양원 대신 한집에 모여 살기…가장 좋은 점은 5.

72살 친구 셋, 요양원 대신 한집에 모여 살기…가장 좋은 점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