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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기억관’ 현판 달던 순간, 재수사 소식…“아이들 덕분”

등록 2019-11-06 16:31수정 2019-11-06 17:58

제주시 봉개동 ‘세월호 제주기억관’ 현판식
검찰 특별수사단 설치에 세월호 가족들 눈물
“피해자들 의지 중심에 둔 수사·기소 해달라”
6일 제주시 봉개동 275-37번지에 마련된 ‘세월호 제주기억관’ 앞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제공
6일 제주시 봉개동 275-37번지에 마련된 ‘세월호 제주기억관’ 앞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제공

6일 오전 11시 제주시 봉개동 275-37번지에 마련된 ‘세월호 제주기억관’. 2014년 4월16일, 단원고 학생들이 수학여행으로 그토록 오고 싶었던 제주도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 40여명이 나무로 된 기억관 현판을 막 달려던 참이었다.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5년 만에 “검찰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하게 됐다”는 소식. 세월호 유가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아이들이 하늘에서 움직였다고 생각해요. 자기들 억울한 거 밝혀달라고….” 장 위원장은 제주기억관 현판식 날 기쁜 소식을 가져다준 건 모두 “아이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부터 검찰을 움직이게 하려고 청와대 국민청원부터 책임자 명단 발표, 고소·고발 준비까지 가족들이 정말 눈물 나게 움직였는데, 결국 아이들이 도와준 결과물”이라며 “흐뭇하고 기쁘면서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우리가 기뻐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6일 오전 11시 제주시 봉개동 275-37번지에 마련된 ‘세월호 제주기억관’ 앞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현판을 달고 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제공
6일 오전 11시 제주시 봉개동 275-37번지에 마련된 ‘세월호 제주기억관’ 앞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현판을 달고 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제공

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검찰 특별수사단은 철저히 피해자들의 의지를 중심에 둔 수사와 기소를 해야 한다”며 “앞으로 검찰 특별수사단의 모든 수사 과정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검찰은 지난 시절 부실 편파 수사의 과오를 철저히 반성하고 304분 희생자의 억울한 죽음 앞에 부끄럽지 않은 수사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이 책임지고 처벌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 검찰이 정말 강도 높게 수사해줬으면 좋겠다”며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수사 의뢰와 고소·고발에 검찰이 유기적으로 공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경근 전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수사 과제와 방향, 성역 없는 수사 보장, 검찰과 사참위, 피해자 간 상시적·유기적 협력과 소통체계 구축을 시급히 해야 한다”며 “참사 당시의 진실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국정원과 기무사 등 정보기관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박근혜 청와대에 대한 수사가 우선 이루어져야만 얼렁뚱땅 수사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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