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따른 이동제한 조처가 해제된 지난해 11월 돼지를 실은 차량이 충남 홍성의 한 도축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돼지를 살처분한 농가의 재입식(사육할 돼지를 다시 들이는 것)이 무기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를 살처분한 농가들의 재입식 허용 요구에 대해 “야생멧돼지 발생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돼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파주, 연천 등에서 지금도 매일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ASFV)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발견되고 있다. (축사를 비워둔 지) 3∼4개월 된 농가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멧돼지에서의 발생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돼야 재입식이 가능하다. (서둘러) 재입식을 허용했다가 농가에서 다시 발생할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사육하는 동물이 없이 축사에 대해서만 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농가의 어려움이 있었는데, 나중에 재입식할 때를 대비해 현재 축사만 있어도 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협의해 제도를 개선했다. 살처분 농가에 대한 생계안정자금 지원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희생 농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청와대 앞까지 정부에 재입식 허용을 요구하는 차량시위를 벌였다. 농식품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 지침’을 보면, 이동제한 조처가 해제된 날에서 40일 뒤부터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의 자문을 얻어 재입식을 허용할 수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인한 전국의 이동제한 조처는 지난해 11월21일 모두 해제됐다. 지난해 10월9일 이후 사육 돼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은 없으나, 경기 파주·연천, 강원 철원·화천 지역에서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 유입 경로에 대해서 김 장관은 “북한에서 발생한 것과 비무장지대가 오염된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이 바이러스가 (북한과 비무장지대에서) 어떻게 넘어왔는지는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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