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씨가 지난 3월 검찰에 이송되고 있다.
불법 성착취 영상물 제작·유포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최근 잠금해제에 성공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씨의 휴대전화에서 유료회원과 추가 피의자를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했다. 박사방 사건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28일 “암호를 해제한 (조씨의) 휴대전화에서 수사단서로 활용할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이 확인됐다”며 “(확인된 자료가) 상당한 양으로 분석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공범(파악)이나 수사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분석 결과 박사방 사건 피해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며 “(잠금을 푼) 휴대전화 자료 중에 조주빈의 범죄수익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께 조주빈이 범행에 사용한 휴대전화 두 대 중 안드로이드 기반의 휴대전화 암호를 푼 경찰은 나머지 한 대(아이폰)에 대해서도 암호해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디지털 성범죄 594건에 연루된 664명을 검거해 86명을 구속했다. 258명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406명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모두 536명으로 경찰은 이중 482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조사를 마친 473명의 피해자에 대해선 신변 보호, 경제적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성착취 피해와 보이스피싱 피해를 같이 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성착취범죄 주범 검거에 그치지 않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자 (성착취물 공유)방을 단기간에 만드는 게릴라성 운영이 확인됐고, 다크웹으로 흘러가기도 했다.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와 도박사이트 공생관계도 확인됐다
(▶관련기사 : [단독] 텔레그램 n번방 뒤에 ‘불법 도박방’ 있었다)”며 “언론 일부에서 박사방, 엔(n)번방이 정리되면서 수사를 마무리 하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우리는 공범, 가입자, 소지자 등 수사가 많이 남아 연말까지 수사본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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