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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추 ‘최후통첩’도 깨지 못한 ‘윤의 침묵’…“장관 지휘 수용한 것” 분석도

등록 2020-07-08 16:42수정 2020-07-09 02:31

“벌써 일주일…옳지 않은 길 가면 안돼
9일 오전 10시까지 현명한 판단 기대”
2005년 천정배 장관 땐 김종빈 총장 사퇴
당시 검찰 간부 “이의 표명 안 하면 수용한 것”
8일 서초동 대검 모습.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검언유착 의혹' 수사지휘에 대한 수용 여부를 9일 오전까지 답변하라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연합뉴스
8일 서초동 대검 모습.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검언유착 의혹' 수사지휘에 대한 수용 여부를 9일 오전까지 답변하라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9일 오전 10시’라는 시한을 제시하며 수사지휘 수용 여부를 밝히라고 거듭 촉구했다. 지난 2일 지휘권 발동 뒤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윤 총장에게 보낸 최후통첩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수용 거부나 재고 요청 등의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추 장관의 지휘를 수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법무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추 장관의 발언’을 전했다. 추 장관은 “(지휘권을 발동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저도 검찰조직 구성원의 충정과 고충을 충분히 듣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검사장 회의를 소집했던 윤 총장처럼 장관 본인도 내부 의견을 수렴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추 장관은 “어느 누구도 형사사법 정의가 혼돈인 작금의 상황을 정상이라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 주어진 직분에 최선을 다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고 가야 한다. 더 이상 옳지 않은 길로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했다. 추 장관은 이어 “9일 오전 10시까지 하루 더 기다리겠다”며 “총장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추 장관의 발언이 기자들에게 알려진 시각은 이날 오전 10시였다. 윤 총장에게 기한을 “딱 하루 주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앞서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경기 화성시 용주사에 머물고 있는 자신의 사진과 함께 “무수한 고민을 거듭해도 바른 길을 두고 돌아가지 않는 것에 생각이 미칠 뿐”이라고 적었다. 이날 추 장관은 연차를 냈다. 이는 장관의 지휘권 발동을 총장의 수사지휘권과 충돌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물밑협상 가능성을 봉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은 이날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6일 간 이어지고 있는 ‘윤 총장의 침묵’은 사실상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청법에는 장관의 수사지휘 뒤 총장이 이를 받아들이는 절차가 따로 규정돼 있지 않으므로 윤 총장이 별도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한 이미 수용 상태라는 것이다. 2005년 10월 천정배 장관의 지휘권 발동 때 대검 참모였던 한 변호사는 “2005년 지휘권 발동 때는 김종빈 총장이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사퇴함으로써 ‘부당하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윤 총장이 이의를 나타내지 않는 한 검찰청법 규정에 따라 추 장관의 지휘권이 이미 발효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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