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홍영 검사’ 상관, 대검 수심위에서 기소 가린다

24일 대검 수심위에 안건 올리기로 결정
부의위 “직장 내 괴롭힘 관심 촉구 필요성”

고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가 2016년 7월5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e-mail]

고 김홍영 검사를 상습적으로 폭언·폭행한 의혹으로 고발된 김대현 전 부장검사의 기소 여부를 가리는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이 24일 결정됐다.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원회는 이날 오후 고 김 검사 유족 쪽 법률대리인단과 검찰 수사팀이 각각 제출한 의견서 등을 검토해 고 김 검사 관련 안건을 수사심의위에 올리기로 의결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김 전 부장검사가 고발된 뒤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관심을 촉구할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부의심의위가 고려했다’고 의결 사유를 전했다. 앞서 대리인단은 지난 14일 “올해 3월 고발인 조사를 하고는 수사 진척이 없어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수사심의위 소집을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는 사건 부의를 결정함에 따라, 피의자 성명과 죄명, 의결 내용 등을 담은 의결서를 작성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하게 된다. 곧 소집되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김 전 부장검사 기소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고 김 검사 대리인단은 이날 부의심의위에 출석해 “관련 형사 절차와 관련해 수사심의위 부의가 이뤄진다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경종을 울려 인권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검찰의 조직문화 개선 관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검사의 자긍심과 명예회복의 관점, 형사사법 절차의 공정성 관점에서도 피의자에 대한 처벌 여부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팀은 ‘부의심의위 결정에 따르겠다’며 향후 규정대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에 근무하던 김 검사는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해 7월 그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대검에 제출하자, 검찰은 감찰을 해 김 검사의 상관이었던 김 전 부장검사의 상습적인 폭언·폭행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법무부는 2016년 8월 김 전 부장검사를 해임했지만 김 전 부장검사는 등록 제한 기간 3년을 채운 지난해 8월 자동으로 변호사 등록이 됐다. 대한변협은 형사처벌 없이 해임된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근거가 없자 지난해 11월 그를 강요와 폭행·모욕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가 수사 중이다.

김정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