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김기덕(60)씨가 자신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배우와 이를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정은영)는 28일 김씨가 배우 ㄱ씨와 <문화방송>(MBC)를 상대로 낸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문화방송> ‘피디(PD)수첩’은 2018년 3월과 8월 배우들의 증언을 토대로 김씨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지난해 3월 김씨는 ㄱ씨와 <문화방송>이 허위 주장을 바탕으로 방송을 내보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들을 상대로 10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ㄱ씨는 2013년 영화 촬영 중 김씨가 감정이입을 위해 자신의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며 2017년 폭행과 강요,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김씨의 폭행 혐의 대해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강제추행치상 혐의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김씨는 “강제추행치상 혐의가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됐다”는 사실을 근거로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ㄱ씨 등 여성 배우 2명과 ‘피디수첩’ 제작진을 무고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2018년 12월 “허위 보도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ㄱ씨가 강제추행치상으로 고소한 사건이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것은 관련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서다. 허위로 고소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방송 제작진의 취재 과정을 살펴봤을 때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처분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김씨는 한국여성민우회를 상대로도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김씨의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선정 취소를 요청한 바 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정정보도문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ㄱ’씨쪽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사는 2019년 1월2일 ‘김기덕 감독 성폭력 알린 여배우, 무고죄 혐의 벗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11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남자 배우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