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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상초유 검찰총장 감찰 현실화…추-윤 갈등 파국 치닫나

등록 2020-11-18 18:02수정 2020-11-19 02:43

법무부 “19일 오후 대면조사 협조하라” 공문
대검 “상당한 이유·근거 대면 협조” 맞공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을 위해 감찰관실 검사들을 보내 조사 일정 조율에 나섰으나 대검찰청의 반발로 무산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 총장 감찰 지시가 현실화하면서 양쪽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1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 감찰관실 파견 검사 2명은 전날 오후 2시께 대검을 방문해 윤 총장 감찰조사 일정이 적힌 문건을 전달하려고 했다. 여러 차례 조사 일정을 조율하려 했으나 대검 쪽이 이에 응답하지 않자 ‘19일 오후 2시’로 조사 일정을 통보하려는 시도였다. 두 검사는 추 장관이 지시했던 윤 총장 감찰 사안을 설명한 뒤 윤 총장에게 조사 일정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전무곤 대검 정책기획과장은 “절차에 따라 설명을 요구하면 서면으로 답변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뒤 이들을 법무부로 돌려보냈다. 대검은 이들의 총장 면담 요구서도 법무부 감찰관실에 돌려줬다고 한다.

대검은 이번 일과 관련해 공식적인 설명을 꺼리고 있지만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평검사들이 윤 총장을 면담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를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검사들 사이에선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지시로 최근 일선에서 파견된 이○○ 검사와 윤○○ 검사가 총장에게 대면 감찰조사 면담을 요구했다가 총장이 ‘절차에 따라 설명을 요구하면 서면으로 답변하겠다.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의견을 전달하자 검사들이 법무부로 돌아갔다”는 글이 돌았다. 이 글에는 “모욕을 주려는 뜻이 담겨 있겠으나 공직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마저 없어 마음이 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법무부는 “검찰총장에 대한 방문조사 예정서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지 평검사를 보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시도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감찰관실이 16일 검찰총장 비서관에게 총장 조사가 필요하니 원하는 일정에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답변을 거부했고, 17일 오전에 대검에 방문 의사를 알린 뒤 오후에 법무부 감찰관실 파견 검사 2명이 조사 예정서를 전달하러 갔으나 접수를 거부해 돌아오게 됐다”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검찰총장 예우 차원에서 최대한 예의를 갖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총장 감찰 관련 내용이 공개된 뒤 법무부는 ‘19일 오후 2시 대검찰청에서 윤 총장 대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니 이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대검에 보냈다. 이에 대검은 ‘감찰 규정상 대면조사에 필요한 상당한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면 이를 받아보고 협조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으로 대응했다.

추 장관이 지시한 윤 총장의 △라임 사건 수사지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옵티머스 사건 무혐의 처분 △<조선일보> <중앙일보> 사주와의 회동 건 등에 대해 법무부의 윤 총장 직접 조사 의지가 강하게 표명된 셈이다. 검사징계법에서 검사 징계권자는 검찰총장이지만, 검찰총장을 징계하는 주체는 법무부 장관이다. 감찰 업무 경험이 있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법무부가 이미 자료수집 단계를 끝냈으니 윤 총장에게 면담조사를 시도하려는 것”이라며 “피감사자 조사 뒤에 징계로 갈지, 무혐의로 종결할지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의 검찰총장 감찰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혼외자 의혹’이 불거진 채동욱 검찰총장 감찰을 지시했으나 채 총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감찰이 실행되진 않았다. 그러나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결 국면이 고착화한 상황에서 추 장관의 감찰 지시가 윤 총장을 압박하는 ‘정치적 수사’에 머물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감에 따라 사상 초유의 총장 감찰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울지역 검찰청의 한 검사는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가늠이 안 된다. 양쪽의 갈등만 조명되는 분위기 속에서 정작 열심히 일하는 일선 검사들은 한숨만 쉬고 있다”고 토로했다.

배지현 옥기원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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