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 단식투쟁 ‘세월호 생존자’
호흡 곤란으로 병원 이송…단식 중단
“청, 공소시효 4개월뿐인데 의지 안 보여
단식 멈추지만 책임자 처벌 때까지 투쟁”
호흡 곤란으로 병원 이송…단식 중단
“청, 공소시효 4개월뿐인데 의지 안 보여
단식 멈추지만 책임자 처벌 때까지 투쟁”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43)씨가 지난 24일 오후 1시께 단식 46일째를 맞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장필수 기자
남은 공소시효 4개월 내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하라 !
안녕하십니까 ? 우리는 남은 공소시효 안에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하나만을 바라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 우리 중에는 세월호에서 살아나온 생존자도 있고 , 생업을 접어가며 지난 7년간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에 관한 연구와 투쟁에만 매달려온 시민들도 있습니다 .
대선 후보 시절 , 세월호 사건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여러 차례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공소시효가 임박해 왔는데도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사회적참사조사위원회 (이하 사참위 )와 검찰의 특별수사단을 핑계로 진상규명 과업을 미루기만 하였습니다 . 이에 세월호에서 30 명의 생명을 구한 피해 생존자 김성묵 씨는 지난 10월 10일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무기한 노숙 단식 투쟁을 시작하였습니다 .
단식 투쟁을 지속하는 내내 청와대 정보관들은 제대로 누워서 잠을 자게 하거나 천막을 쳐주기는커녕 비닐을 걷어가려는 등 쫓아낼 궁리만 했습니다 . 그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청와대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 그리고 곽현 행정관 등은 진상규명에 대한 일정은 제시하지 않고 단식 중단만을 요구하여 투쟁단과 시민들의 공분만 샀습니다 . 더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세월호 활동가란 사람들의 만행이었습니다 . 김성묵 씨를 비롯한 우리 단식투쟁단을 향해 청와대 광장에서 , 온라인 상에서 “가짜 단식” , “단식쇼”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 이는 과거 수구 집단의 폭식 난동 , 시체 팔이 망발과 뭣이 다르단 말입니까 ? 실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과거 ,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을 함께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장기화하고 있는 단식에도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 하지만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 , 응원이 점차 늘어났습니다 . 제주와 구미 등 지방에서 한걸음에 올라와 48일간 쉬지 않고 단식자들과 함께 현장을 지켜주신 분들 , 해외 각지에서 마음과 뜻을 보내고 단식 투쟁을 알리는 일에 함께해주신 분들 , 하루가 멀다고 지역과 청와대를 대중교통으로 오가며 문재인 대통령을 규탄하는 극판시위와 구호를 외쳐주신 분들 , 장기간의 동조 단식과 삭발을 해주시며 사참위의 위선에 대해 비판해 주신 분들 , 지역활동가들의 선전전에 서명을 해주시고 동참해주신 대한민국 곳곳의 깨시민들 , 그리고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의 현주소와 문재인 대통령의 반인권적인 침묵에 대해서 숨김이나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보도해주신 언론인들 , 모든 분께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
단식투쟁 48 일째였던 11월 26일 , 세월호 의인 김성묵님이 병원에 실려감에 따라 청와대 앞 단식 투쟁은 멈춥니다 . 그렇지만 여러분과 함께 이끌어나갔던 노숙단식투쟁으로 인해 훨씬 더 많은 국민이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의 현주소를 똑똑히 보았습니다 . 사참위의 무용성에 ,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국회의원 ’이라 불리는 박주민 의원의 거짓놀음에 , 그리고 416가협과 416연대의 위선과 허위의식도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
우리는 앞으로 48일간 그리고 18일간의 단식을 지속해오신 김성묵님과 공순주님의 건강을 찾는 일에 힘쓸 것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의 위선과 기만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 입으로 내뱉었던 그 약속을 지킬 때까지 진상규명 요구의 칼끝을 대통령한테 겨눌 것입니다 . 또한 국민의 세금을 축내며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있는 사참위의 연장을 기필코 막을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 생존자 김성묵 씨의 단식투쟁에 대해 ‘배후세력이 있다 ’ 혹은 ‘조종당하고 있다 ’며 생존자의 진상규명 의지를 왜곡하고 김성묵 씨를 진상규명 현장에서 배제하려고 했던 모든 세력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묻겠습니다 .
끝으로 , 공소시효 안에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이뤄내는 길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수사를 지시하고 보고받는 기구의 설치입니다 . 바로 대통령직속특별수사단이 그것입니다 . 우리는 대통령이 대직특을 설치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 관련자 처벌을 할 때까지 당당하게 싸울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우리는 우리의 요구 사항이자 촛불 시민의 명령을 외치며 인사드립니다 . 고맙습니다 .
2020년 11월 27일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김성묵 청와대 단식투쟁단
이슈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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