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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현주소, 똑똑히 보셨죠” 단식 48일 김성묵씨의 탈진

등록 2020-11-27 15:16수정 2020-11-27 20:59

청와대 앞 단식투쟁 ‘세월호 생존자’
호흡 곤란으로 병원 이송…단식 중단
“청, 공소시효 4개월뿐인데 의지 안 보여
단식 멈추지만 책임자 처벌 때까지 투쟁”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43)씨가 지난 24일 오후 1시께 단식 46일째를 맞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장필수 기자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43)씨가 지난 24일 오후 1시께 단식 46일째를 맞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장필수 기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이어온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43)씨가 탈진 증세로 병원에 이송된 뒤, 48일간 이어온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김씨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피해 당사자와 시민들이 함께하는 단식투쟁단’(단식투쟁단)은 27일 “긴 논의 끝에 26일 자로 단식 투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단식투쟁단은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제하의 입장문에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여러 차례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공소시효가 임박해 왔는데도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사회적참사조사위원회(사참위)와 검찰의 특별수사단을 핑계로 진상규명 과업을 미루기만 했다”며 “사참위의 무용성에,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국회의원’이라 불리는 박주민 의원의 거짓놀음에, 그리고 416가협(가족협의회)과 416연대의 위선과 허위의식도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단식투쟁단은 이어 “문 대통령의 위선과 기만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입으로 내뱉었던 그 약속을 지킬 때까지 진상규명 요구의 칼끝을 대통령한테 겨눌 것”이라며 “대통령이 특별수사단을 설치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관련자 처벌을 할 때까지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월10일부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온 김씨는 전날 호흡곤란과 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간 단식투쟁단은 문 대통령이 김씨를 직접 만나고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을 꾸려 세월호 참사 책임자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

남은 공소시효 4개월 내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하라 !

안녕하십니까 ? 우리는 남은 공소시효 안에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하나만을 바라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 우리 중에는 세월호에서 살아나온 생존자도 있고 , 생업을 접어가며 지난 7년간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에 관한 연구와 투쟁에만 매달려온 시민들도 있습니다 .

대선 후보 시절 , 세월호 사건에 대한 책임자 처벌을 여러 차례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공소시효가 임박해 왔는데도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사회적참사조사위원회 (이하 사참위 )와 검찰의 특별수사단을 핑계로 진상규명 과업을 미루기만 하였습니다 . 이에 세월호에서 30 명의 생명을 구한 피해 생존자 김성묵 씨는 지난 10월 10일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무기한 노숙 단식 투쟁을 시작하였습니다 .

단식 투쟁을 지속하는 내내 청와대 정보관들은 제대로 누워서 잠을 자게 하거나 천막을 쳐주기는커녕 비닐을 걷어가려는 등 쫓아낼 궁리만 했습니다 . 그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청와대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 그리고 곽현 행정관 등은 진상규명에 대한 일정은 제시하지 않고 단식 중단만을 요구하여 투쟁단과 시민들의 공분만 샀습니다 . 더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세월호 활동가란 사람들의 만행이었습니다 . 김성묵 씨를 비롯한 우리 단식투쟁단을 향해 청와대 광장에서 , 온라인 상에서 “가짜 단식” , “단식쇼”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 이는 과거 수구 집단의 폭식 난동 , 시체 팔이 망발과 뭣이 다르단 말입니까 ? 실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과거 ,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을 함께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장기화하고 있는 단식에도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 하지만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 , 응원이 점차 늘어났습니다 . 제주와 구미 등 지방에서 한걸음에 올라와 48일간 쉬지 않고 단식자들과 함께 현장을 지켜주신 분들 , 해외 각지에서 마음과 뜻을 보내고 단식 투쟁을 알리는 일에 함께해주신 분들 , 하루가 멀다고 지역과 청와대를 대중교통으로 오가며 문재인 대통령을 규탄하는 극판시위와 구호를 외쳐주신 분들 , 장기간의 동조 단식과 삭발을 해주시며 사참위의 위선에 대해 비판해 주신 분들 , 지역활동가들의 선전전에 서명을 해주시고 동참해주신 대한민국 곳곳의 깨시민들 , 그리고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의 현주소와 문재인 대통령의 반인권적인 침묵에 대해서 숨김이나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보도해주신 언론인들 , 모든 분께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

단식투쟁 48 일째였던 11월 26일 , 세월호 의인 김성묵님이 병원에 실려감에 따라 청와대 앞 단식 투쟁은 멈춥니다 . 그렇지만 여러분과 함께 이끌어나갔던 노숙단식투쟁으로 인해 훨씬 더 많은 국민이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의 현주소를 똑똑히 보았습니다 . 사참위의 무용성에 ,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국회의원 ’이라 불리는 박주민 의원의 거짓놀음에 , 그리고 416가협과 416연대의 위선과 허위의식도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 .

우리는 앞으로 48일간 그리고 18일간의 단식을 지속해오신 김성묵님과 공순주님의 건강을 찾는 일에 힘쓸 것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의 위선과 기만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 입으로 내뱉었던 그 약속을 지킬 때까지 진상규명 요구의 칼끝을 대통령한테 겨눌 것입니다 . 또한 국민의 세금을 축내며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있는 사참위의 연장을 기필코 막을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 생존자 김성묵 씨의 단식투쟁에 대해 ‘배후세력이 있다 ’ 혹은 ‘조종당하고 있다 ’며 생존자의 진상규명 의지를 왜곡하고 김성묵 씨를 진상규명 현장에서 배제하려고 했던 모든 세력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묻겠습니다 .

끝으로 , 공소시효 안에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이뤄내는 길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수사를 지시하고 보고받는 기구의 설치입니다 . 바로 대통령직속특별수사단이 그것입니다 . 우리는 대통령이 대직특을 설치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 관련자 처벌을 할 때까지 당당하게 싸울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우리는 우리의 요구 사항이자 촛불 시민의 명령을 외치며 인사드립니다 . 고맙습니다 .

2020년 11월 27일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김성묵 청와대 단식투쟁단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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