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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법원 “대한항공, 사내 성폭력 실태 전수조사하라”

등록 2020-12-30 04:59수정 2020-12-30 08:04

회사, 공식조사·징계 없이 마무리
피해자 소송에 법원 강제조정 결정
<한겨레> 자료 사진.
<한겨레> 자료 사진.

법원이 금전 배상 대신 직장 내 성폭력 재발 방지를 요구한 피해자의 뜻에 따라 대한항공에 사내 성폭력 실태를 전수조사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2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2일 대한항공 사내 성폭력 피해자인 ㄱ씨가 회사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대한항공이 전 임직원을 상대로 성폭력 사건 실태 전수조사를 하고 조사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외부 컨설팅 업체에 실태조사 업무를 위임하고 컨설팅 업체는 ㄱ씨와 대한항공이 합의해 선정하도록 했다.

ㄱ씨는 2017년 7월 직장 상사인 ㄴ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며 지난해 12월 ㄴ씨의 성폭력과 2차 가해 등 직장 내 성폭력을 조사해달라고 회사에 요구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ㄴ씨에 대해 조사하거나 징계하지 않고 지난해 12월31일자로 사직 처리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ㄱ씨는 대한항공이 성범죄 방지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고, ㄴ씨에 대해 징계 절차 없이 사직서를 받는 방법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등 사용자로서의 관리 및 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지난 7월 민사소송을 냈다.

지난달 20일 손해배상 소송 2차 조정기일에서 ㄱ씨는 외부 기관이 대한항공에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폭력 실태조사를 하는 조건으로 금전 배상 청구를 취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ㄱ씨의 입장을 일부 받아들이겠다면서도 “가해자 ㄴ씨에 대한 사직 처리는 ㄱ씨의 요청이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하며 관련된 언론 보도의 정정과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의 (이 사건 관련) 노조 활동이 중지되도록 협조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법원은 대한항공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ㄱ씨의 손을 들어줬다.

ㄱ씨는 이날 <한겨레>에 “상처뿐인 승리다. 대한항공의 기업 문화를 바꾼 뒤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김영관 변호사는 “사내 성폭력을 없애기 위한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한겨레>에 “법원의 조정 결정에 대해서 (이의신청을 할지) 현재 검토 중”이라며 “ㄱ씨가 요구하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과 피해자 보호가 더욱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숙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양쪽이 결정문을 송달받고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긴다. 한쪽이라도 이의신청을 하면 정식 재판이 진행된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바로가기 : “대한항공 사내 성폭력, 가해자 사직으로 끝낼 일인가요?”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722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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