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여성가족부는 상장법인과 공공기관 노동자의 성별 임금격차를 조사해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상장법인에서 일하는 여성 1인당 평균 임금이 남성보다 2663만원이나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해 전보다 7.4%포인트 축소된 수치이긴 하지만,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여전히 큰 것이다. 특히 상장법인에선 성별 근속연수 격차가 클수록 성별 임금 격차가 커져, 여성 경력단절 예방 정책의 강화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6일 상장법인과 공공기관 노동자의 성별 임금격차를 조사해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 여가부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2021년부터 매년 전년도 성별 임금 통계를 공개해왔다.
지난해 상장법인 2716곳의 남성 1인당 평균 임금은 8678만원, 여성은 1인당 6015만원이었다. 1인당 평균임금의 성별 격차는 30.7%로 나타났다. 2020년 35.9%였던 성별 임금 격차가 2021년 38.1%로 커졌다가, 지난해 7.4%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여가부는 “2019년 이래 상장법인의 남녀 평균 임금이 모두 대체로 상승한 가운데, 여성의 평균 임금 증가 폭이 더 커, 성별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전체 상장법인의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1.9년, 여성은 8.9년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근속 연수는 짧아진 반면, 여성의 근속 연수는 늘어나면서 성별 평균 근속연수 격차는 2020년 32.6%, 2021년 31.2%, 지난해 25.1%로 줄어들고 있다.
특히 여가부가 성별 근속연수 격차와 성별 임금 격차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성별 근속연수 격차가 작은 회사일수록 성별 임금 격차도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의 근속연수가 여성보다 50% 이상 높은 기업(323곳)에서는 임금 격차가 43.6%까지 벌어졌으나, 여성 근속 연수가 남성보다 더 길거나 격차가 30% 미만인 기업(1077곳)의 임금 격차는 26.5%로 줄어들었다.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작은 산업은 예술, 스포츠, 여가 관련 서비스업(20.1%)이며, 숙박 및 음식점업(22.9%), 교육서비스업(23.1%),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26.0%)이 뒤를 이었다.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산업은 농업, 임업 및 어업(43.8%), 운수 및 창고업(43.0%), 도매 및 소매업(41.9%), 건설업(40.4%) 순이었다.
강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성별 임금 격차와 성별 근속연수 격차는 감소하는 추세이며, 이는 여성 노동자 비중과 평균 근속 기간이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경우, 민간기업보다 성별 임금격차는 작지만 근속연수 격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공공기관의 남성 1인당 평균 임금은 7887만원, 여성은 5896만원이었다. 성별에 따른 1인당 평균 임금 격차는 25.2%로, 2021년보다 1.1%포인트 줄었다. 전체 공공기관의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3.9년, 여성 9.5년으로, 31.5%의 격차를 보였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성별임금 격차의 주요 요인인 근속연수 격차 해소를 위해 경력단절 예방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미래유망 양질의 일자리 진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여성인력 양성 및 활용 방안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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