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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여성유권자, 배우자보다 친구·지인 영향 더 받는다

등록 2014-03-03 19:35수정 2014-03-04 15:15

[싱크탱크 광장] 한국 여성 정치의식 조사해보니

유권자 1200명 대면면접조사 결과

여성 유권자는 어떤 기준으로 투표하고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가질까?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소장 이창곤)는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월 한달간 여성 유권자 1200명을 대상으로 대면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여성 유권자들은 어떻게 투표하는지, 투표 시 누구한테서, 또 어떤 이슈에 영향을 받는지 등을 다각적으로 알아보는 심층조사였다. 여성 유권자의 투표 선택 및 정치의식에 대한 심층조사로는 사실상 첫 시도라 할 수 있다. 이 조사는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의뢰로 이뤄졌다.

■ 어떻게 투표하는가 여성 유권자들은 투표할 때 배우자(40.7%)보다는 친구나 지인(46.5%)의 영향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가 없는 미혼여성을 포함하면 친구나 지인의 영향력은 51%까지 높아졌다. 전 연령층 중 50대에서만 배우자(49.3%)의 영향이 친구 및 지인(40.5%)의 영향을 앞섰고 나머지 연령층에서는 친구나 지인의 영향력이 더 컸다. 시선을 끄는 대목은 경제적으로 부유할수록 여성이 남편 따라 투표하는 경향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자산을 기준으로 할 때 1억원 미만에서는 16.1%, 1억~2억은 38.4%가 남편의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지만 4억원 이상으로 가면 53.2%로 껑충 뛴다. 부유층에서는 여성이 남편의 영향을 받아 투표하면서 부부가 같은 선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유층의 보수적 성향을 고려할 때 이 층에서 보수적 계층투표가 견고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성들은 어떤 매체를 통해 정치정보를 주로 얻을까? 9개 매체에 대해 ‘매우 자주 이용’과 비교적 자주 이용’을 합친 이용률을 조사해본 결과, 지상파(97.1%), 종합편성채널(종편·66.8%), 모바일메신저(54%), 포털(43%)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블로그, 게시판 등)은 24.4%, 종이신문은 18.3%였다. 하지만 어느 매체를 가장 신뢰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상파가 73.7%로 독보적이었고, 포털이 10.5%로 2위, 종이신문이 6.8%로 3위였다. 종편은 2.8%에 그쳤다. 여성들에게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며, 종편은 이용은 하지만 그다지 신뢰할 만한 매체는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들이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이념 성향은 약간 보수적으로 나타났다. 0점을 가장 진보, 10점을 가장 보수라 할 때 5.45점으로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흥미로운 것은 여성들은 자신에게 정치적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의 이념 성향을 두고선 본인보다 다소 보수 쪽에 위치해 있다고 본다는 점이다.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부모님(5.96), 친구나 지인(5.69), 배우자(5.58) 순으로 더 보수적이라고 응답했다. 자녀(5.28)만이 응답자 본인보다 진보적으로 평가했다. 여성들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적 네트워크가 보수적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부유할수록 남편따라 투표 경향
매체영향력 지상파방송 압도적
자기 이념성향 ‘약간 보수’ 평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치 이슈는
고용·일자리, 연금·노후, 주택 순
“성장보다 분배 중시 공감” 62%

■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는 여성들은 어떤 정책에 관심을 가질까?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정책 이슈가 무엇인지를 물어보니, 고용 및 일자리 정책(42.8%), 연금 및 노후(22.5%), 주택정책(14.9%) 순으로 응답했다. 60대 이상에서만 연금 및 노후 정책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외 연령층에서는 고용 및 일자리 정책을 가장 중시했다. 특히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20대와 다시 일을 시작하고자 하는 50대에서 고용 및 일자리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30대는 상대적으로 주택, 교육, 보육 등 관심사가 다양했고, 40대는 주택정책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 여러 분야의 핵심 이슈들 중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이슈 둘을 선택하게 한 결과에서는 ‘성장 대 분배의 문제’(34.1%), ‘선택적 복지 대 보편적 복지’(24.1%), ‘복지재정 확충 위한 증세’(23.4%)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 대 환경보호’(21.0%), ‘비정규직 보호’(20.7%)도 뒤를 이었고, ‘한-미 동맹 강화’는 19.%로 여섯째에 그쳤다. 성장과 분배에 대한 여성들의 의견은 분배 중시에 공감하는 의견이 62.3%였고 반대 의견은 37.7%였다. 이는 복지와 경제민주화 등 분배 이슈에 대한 각 정당의 정책과 대안 제시가 여성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여성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여성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해를 잘 대변하고 있는가란 물음에 대해 ‘잘 대변한다’고 답한 여성(55.3%)이 ‘잘 대변하지 못한다’고 답한 여성(44.5%)보다 많았다. 하지만 오는 지방선거에서 남성 후보와 여성 후보 중 어느 쪽을 지지하겠는가라는 물음에서는 여성 후보(42.6%)란 답이 남성 후보(57.4%)란 답보다 적었다. 이에 대해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여성 정치인에 대한 낮은 선호는 여성 정치인을 경험해볼 기회가 적은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며 “여성 정치인에 대한 우호적 인식이 실제 투표로 이어지기까지는 많은 제도적 보완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hgy4215@hani.co.kr

‘여성의 마음을 사라’ 토론회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여세연), 선거학회는 함께 오는 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기려는 자, 여성의 마음을 사라!’란 제목의 토론회를 연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가 주관해 벌인 ‘여성 정치의식 실태조사 연구’ 결과가 공식 발표된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여성 유권자는 어떻게 투표하는가’를, 조희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여성 유권자는 어떻게 소통하는가’를, 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여성 유권자는 어떤 정책과 이슈를 선호하는가’를 주제로 발제한다. 토론자로는 이준한 인천대 교수,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오유석 여세연 대표, 최원식 민주당 의원이 참여하고, 사회는 유승희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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