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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애매한 사이즈가 유용하다

등록 2021-10-07 05:00수정 2021-12-03 14:14

이거 물건이네: 236㎖ 텀블러

제품명: 스탠리 어드벤처 진공머그
구매 시기: 2021년 9월
구입처: 인터넷 쇼핑몰
가격: 2만6000원
특징: 236㎖로 작고 입구가 넓어 씻기에도 편하다.
가을 인사로 이에스시(ESC)팀에 오게 되었을 때 맨 먼저 한 일은 유튜브 검색이었다. 라이프스타일 유행을 알아야 일도 하지. 패션 인플루언서이자 살림꾼으로 소문난 김나영씨의 유튜브를 공부하듯 보던 중, 의아한 물건을 발견했다. 120㎖짜리의 작디작은 텀블러. 갖고 다니기 유용한 ‘찐템’이라며 생수통에서 물 한 모금 마실 때 개인 컵으로 사용하기 좋다고 했다. 말 그대로 예쁘기도 하고, 작은 가방에 쏙 넣어 다니기 좋은 물병인 듯싶었다.

한라산 등산을 앞둔 때라서(그렇다, 물건을 사기 위한 명분) 당장 텀블러 검색에 착수했다. 등산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플라스틱 물병과 크고 작은 보온병을 여럿 갖고 있지만…, 이 사이즈는 없잖아! 코로나19로 인해 노루샘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시려 해도 개인 물컵에 담아 마시라고 하지 않는가. 당장 인터넷 검색에 착수해 발견한 것이 이 텀블러였다.

용량은 120㎖보다 큰 236㎖. 애매한 크기이긴 했지만 예뻤고, 이동 중에 마셔도 내용물이 튀지 않도록 구멍 뚫린 속뚜껑이 내장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 받아보니 손잡이가 달려 있어 갖고 다니기 편했다. 가로 최대 75㎜, 높이 150㎜로 크기는 적당했지만 무게가 문제였다. 239g. 내용물을 넣으면 평소 생활에는 무리가 없어 보였지만 산행을 할 때는 조금 무겁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단점을 상쇄하고 남는 장점이 있었다. 뽀얗고 예뻐 보였던 것이다. 입구가 넓어 컵을 씻기에 좋았고, 애매하게 남은 국물음식을 싸올 때도 편리했다.

10월 초 한라산은 여름에 버금갈 정도로 더웠다. 젊은 커플은 아노락과 등산 힙색, 선글라스까지 맞춰 스타일리시하게 꾸민 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뒷산 다녀오듯 가볍게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며칠 전 백신 접종의 효과인가, 평소 한 시간 반이면 너끈했을 윗세오름까지 2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텀블러에 담아간 아이스아메리카노의 얼음은 거의 그대로였다.

윗세오름 휴게소 앞 공터에 앉아 텀블러를 꺼냈다. 손에 들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있자니 함께 등산한 언니가 말했다. “아, 일 그만하고 이제 밥 좀 먹자!”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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