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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야자수와 열대 식물 가득…도심 속 겨울 정원 가볼까

등록 2023-01-07 12:00수정 2023-01-10 13:59

온실 여행

서울·아산·제주 등 온실 여행
울창한 열대 우림 이국적 풍경
반려견 함께 꽃 구경도 가능해
서울식물원의 스카이워크에서는 키가 큰 열대 식물의 잎과 열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허윤희 기자
서울식물원의 스카이워크에서는 키가 큰 열대 식물의 잎과 열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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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추워’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라지만, 살 에는 강추위는 세도 너무 세다. 대용량 핫팩도 소용없는 날에는 가고 싶다, 따뜻한 남쪽 나라로. 이럴 때 그리운 온기를 찾아 따뜻한 온실 여행을 떠나보자. 단, 입장할 땐 두꺼운 외투를 벗어두자. 온실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땀난다.

한겨울에 느끼는 열대 기후

“들어서자 후끈! 더운 공기를 느끼셨나요? 지금 여러분이 계신 곳은 열대관입니다. 기온이 높고 비가 많이 내리는 열대 기후는 가장 추운 달이 섭씨 18도 이상인 적도 근처 지역이에요.”

지난 12월2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서울식물원. 오디오 가이드에서 식물원을 소개하는 멘트가 흘러나왔다. 밖은 영하 2도지만 식물원 안은 영상 20도에 습도 70%. 따뜻하고 습했다. 서울식물원은 면적이 축구장 약 70배 크기인 50만4000㎡로 열린숲, 주제원, 호수원, 습지원 등 4개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중 내부 시설인 주제원은 온실 공간으로, 열대관과 지중해관이 있다. 2022년(1~11월) 일일 평균 1564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온실 여행지이다.

주제원의 열대관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베트남 하노이 등 4개국 도시의 식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망고, 코코넛야자, 소크라테아 엑소리자 등 무덥고 습한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이 심어져 있었다. 스프링클러에서 물보라가 나오고 물소리, 원숭이 울음소리, 새소리가 온실에 퍼졌다. 울창한 열대 우림에 들어온 듯했다.

열대관 한쪽에는 열대 나무 사이에 붉은색, 노란색 등 형형색색의 열대 난초 화분이 놓여 있었다. 서울식물원에서는 3월까지 ‘겨울정원’을 주제로 카틀레야, 덴드로븀, 온시디움 등 열대 난초 20여종을 전시한다.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겨울정원’ 온실을 재현해 꾸민 것이다.

열대관을 지나 지중해관으로 이동했다. 열대관과 달리 건조하고 선선한 온도가 느껴진다. 지중해관은 그리스 아테네, 오스트레일리아 퍼스, 튀르키예 이스탄불 등 8개국 도시 식물을 전시한 공간이다. 연중 온화한 지중해 기후에서 자라는 용혈수, 올리브나무, 용설란, 닥틸리페라야자, 지중해쿠프레수스 등이 있다. 지중해관의 인기 포토존인 바오바브나무 옆에는 어린 왕자 조형물이 있었다.

서울식물원의 김영진 숲해설가는 “열대관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코코넛야자나무, 카카오나무, 바나나나무의 잎을 비교해 관찰해보고, 지중해관에서는 다양한 선인장의 색과 형태를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라고 ‘관람 팁’을 전했다.

주제원에 있는 스카이워크는 온실의 최고 전망대. 8m 높이에 있어 열대관과 지중해관을 두루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키가 큰 열대 식물의 잎과 열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식물원에서는 온실뿐 아니라 씨앗도서관, 정원지원실, 식물전문도서관 등 시설도 이용할 만하다. 식물원 2층에 있는 씨앗도서관은 씨앗 500여종이 전시돼 있고 책처럼 씨앗을 대출해주는 곳이다. 누구라도 도서관에서 씨앗을 무료로 대출받아 재배한 뒤 수확한 씨앗을 다시 자유롭게 반납할 수 있다. 같은 층에 있는 식물전문도서관은 식물, 생태, 조경 등 국내외 식물 관련 전문서적 1000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식물원 입장료는 5000원(성인 기준). 동절기(11~2월)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 마감은 오후 4시다.

서울식물원의 난초.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서울식물원의 난초.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서울식물원의 씨앗 도서관.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서울식물원의 씨앗 도서관.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서울 도심에 궁궐을 둘러보고 온실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서울 종로구 와룡동에 있는 창경궁. 궁궐 안에는 1909년에 완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인 ‘창경궁 대온실’이 자리 잡고 있다. 흰색의 대온실은 철골과 목재로 된 뼈대에 외관이 유리로 둘러싸여 있다. 아름다운 온실로만 보이지만 이곳은 슬픈 역사를 품고 있다. 일제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을 창덕궁에 유폐한 뒤 황제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지은 것이다. 대한제국 말기에 도입된 서양 건축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유산으로 인정받아 2004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대온실에는 창덕궁 향나무, 통영 비진도의 팔손이나무, 부안군 중계리의 꽝꽝나무 등 천연기념물 후계목과 식충식물류, 고사리류 등 70여종이 있다. 겨울에 가면 활짝 핀 동백꽃과 하귤나무의 열매 등을 볼 수 있다. 창경궁 입장료(1000원)를 내고 들어가면 대온실도 관람할 수 있다.

창경궁관리사무소 시설관리단의 박주연 실무관은 “창경궁 대온실이 남향에 있어 햇빛이 잘 들어온다. 특히 오후 2~4시에 사이에 채광이 좋아 식물 관람하기 가장 좋을 때다”라고 귀띔했다.

창경궁 안에 있는 대온실의 겨울 풍경.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창경궁 안에 있는 대온실의 겨울 풍경.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경남 거제에 있는 돔 형태의 거제식물원. 거제식물원 제공
경남 거제에 있는 돔 형태의 거제식물원. 거제식물원 제공

마술공연 보고 식물 해설 듣고

서울 도심에서 벗어나면 지역에 특색 있는 온실 식물원을 만날 수 있다. 경기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의 식물원에서는 식물 관련 프로그램과 전시를 선보인다. 마술공연과 식물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마술사와 함께하는 신나는 식물원 투어’를 세 차례(1월14일·28일, 2월11일) 연다. 식물원 전시온실 표본전시관에서 1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해녀콩, 벌개미취 등 세밀화 25점을 전시한다.

충남 아산에는 수선화, 칼라, 국화 등 원예종 관상식물 3000여종을 볼 수 있는 세계꽃식물원이 있다. 꽃손수건 염색, 분갈이 등 원예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바우처(8000원)를 구매해 입장하고 바우처로 식물이나 원예용품을 살 수 있다. 반려견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열대, 난대, 온대 등 다양한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거제식물원은 경남 거제의 명소다. 4468㎡ 면적에 7472장의 유리로 만든 돔 형태의 식물원이다. 돔 내부에는 300여종, 1만주의 열대 수목이 있으며, 내부는 석부작 초화원, 석부작 계곡, 포토존, 선인장원, 빛의 동굴 등 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입장료는 5000원(성인 기준).

제주에도 가볼 만한 온실 여행지가 있다.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여미지식물원. 아름다운 땅이란 뜻을 지닌 곳으로, 11만2200㎡의 외부 정원과 1만1361㎡의 실내 식물원으로 구성돼 있다. 실내 식물원에서는 꽃의 정원, 물의 정원, 선인장 정원, 열대 정원 등 다양한 테마 정원을 관람할 수 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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