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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둑

커제 “알파고 두려워…대결한다면 포석에 집중하겠다”

등록 2016-03-13 15:00

1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스포츠TV 방송국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국 최고수 커제 9단. 알파고의 ‘약점’에 대해 “포석 부분이 다소 약하다. 그러나 아주 미세한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2016.3.13 연합뉴스
1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스포츠TV 방송국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국 최고수 커제 9단. 알파고의 ‘약점’에 대해 “포석 부분이 다소 약하다. 그러나 아주 미세한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2016.3.13 연합뉴스
“우리 바둑기사 모두가 경악·두려움…이전의 내 자신감도 조금 위축돼”
“이세돌, 앞선 실패 연연하지 말고 남은 대국 자체를 즐기기를”
”알파고가 이세돌은 이겼지만, 나를 이길 수는 없다.“(3월9일·웨이보)

”알파고는 확실히 최강이다. 우리 기사들은 모두 경악했고, 나는 지금 좀 위축됐다“(3월13일·연합뉴스 인터뷰)

중국 내 최고수이자 ‘세계 랭킹 1위’인 커제(柯潔·18) 9단은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세기의 대국’ 첫날인 지난 9일까지만해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39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그는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 최상단에 알파고가 자신을 이길 수 없다는 글을 올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 9단이 3연패를 당하자 그의 자신감은 이제 경계감으로 바뀌었다.

커 9단은 13일 베이징(北京)에 있는 스포츠TV 방송국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가진 인터뷰에서 ”경악“, ”두렵다“는 말을 잇달아 사용했다.

그는 ”이세돌은 실력에서 졌고 (알파고는) 확실히 사상(空前) 최강“이라며 ”우리 기사들은 모두 경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이전까지 내 자신감은 아주 컸는데 지금은 좀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커 9단은 전날 이 9단과 알파고 간의 세 번째 대국이 끝난 직후 ”같은 조건이면나도 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토로한 바 있다.

알파고 ‘약점’에 대해서는 다른 바둑고수들과 마찬가지로 포석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포석 부분이 다소 약하다. 그러나 아주 미세한 정도“라며 ”내가 전략을 짠다면 아마도 포석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커 9단이 국제무대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수년 전의 일이지만, 그는 현재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세계대회에서 이 9단에게 잇달아 패배를 안기며 이 9단의 ‘천적’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두 기사의 역대 전적이 8대 2로 커 9단이 크게 앞선다고 보도하고있다.

그럼에도, 바둑고수들은 그 역시 알파고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한다.

구리(古力) 9단은 전날 관전평에서 ”최소 5명의 9단은 있어야“ 알파고와 일전을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며, 커 9단이 강하긴 하지만 ”역시 이기기 어렵다“고 점쳤다.

커 9단은 ”알파고와의 대결이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사실 좀 두려운 마음이든다. 그러나 정말 대결한다면 나는 두려워하지 않겠다“며 ”왜냐하면 기사로서 머지않아 대면할 날이 올 것이고, 또 그것이 탄생한 때부터 우리는 그것과 대면할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커 9단은 알파고와의 대전을 간절히 원하는 듯 보였지만, 중국 정부와 구글 간의 미묘한 관계를 고려할 때 ‘제2차 세기의 대국’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 정부는 언론통제 조치의 하나로 중국 내에서의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커 9단은 이 9단의 대국에 대해 실망감과 아쉬움을 나타냈다.

자신은 본래 이 9단이 알파고를 5대 0으로도 이길 수 있다고 예측했는데, 실제로는 이 9단이 이렇다 할 저항을 못한 채 완패했다는 것이다.

이 9단이 남은 대국에는 ‘게임 자체’를 즐겼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커 9단은 ”자신의 기풍을 발휘하고, 게임의 진행 과정과 결과를 즐겼으면 한다“며 ”또한 이전의 실패에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난 뒤 10대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으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작별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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