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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의 맛있는 야구] 1992년 이후 최다 실책…왜 늘었을까

등록 2022-05-26 17:38수정 2022-05-27 02:35

5월25일 현재 2022 KBO리그 수비 실책 1위를 기록 중인 한동희(11개·오른쪽)와 공동 2위(9개)에 올라 있는 이학주(이상 롯데 자이언츠). 연합뉴스
5월25일 현재 2022 KBO리그 수비 실책 1위를 기록 중인 한동희(11개·오른쪽)와 공동 2위(9개)에 올라 있는 이학주(이상 롯데 자이언츠). 연합뉴스

‘역대급’.

최근 KBO리그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다. 긍정의 ‘급’이면 좋겠지만 부정의 ‘급’이다. 공을 자주 놓친다. 실책이 쌓이고, 또 쌓인다. 심심찮게 “아마추어 야구냐”라는 비아냥이 흘러나온다. ‘야구 수준 저하’라는 평가와도 맞닿아있다.

일단 수치가 너무 안 좋다. 25일 현재 경기당 평균 1.74개(227경기 395개)의 실책이 쏟아졌다. KBO 사무국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1992년(경기당 1.83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KBO리그는 출범 초기(1982년, 1983년)에는 경기당 평균 2개 이상의 실책이 나왔으나 리그가 안정된 1984년부터는 평균 2개 이하로 떨어졌고 2001년 이후에는 경기당 평균 1.5개 이하의 실책을 유지했었다. 작년 경기당 평균 실책은 1.44개. 2020시즌에는 1.33개였다. “야구 수준이 떨어졌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실책 수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팀별 야수 세대 교체부터 타구 속도 증가, 훈련량 부족 등의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재현(삼성), 김도영(KIA) 등 고졸 새내기 내야수가 곧바로 붙박이 주전으로 나서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한동안 수비보다는 공격이 강조되면서 수비형 야수가 점점 도태된 영향도 없지 않다.

전문가들은 수비 시프트(맞춤형 전환)에 주목한다. 심재학 〈엠비씨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코칭 스태프가 최근 수비 시프트에 대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어린 선수들이 이를 못 따라가고 있다”면서 “데이터 야구가 강조되면서 시프트에 따른 변화 과정 속에 있는데 선수들이 따라가기에는 아직 수비력이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김재현 〈스포티비〉 해설위원 또한 “시프트의 영향으로 수비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서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를 하다 보니 실책이 나온다”고 했다. 마냥 야수들을 질책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상의 방어책도 준비된 수비수가 있을 때만 효율적이다. 터득되지 않은 전략, 전술은 재앙이 되기도 한다.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만큼 인내도 요구된다. 수비의 경우는 특히 더 그렇다. 요행이 통하지 않는 게 수비라는 영역이다. 그나마 4월(경기당 1.79개)과 비교하면 5월(경기당 1.68개)에 실책 수가 조금 줄어들기는 했다. 동일 경기수(227경기 안팎)로 비교했을 때 2020시즌에는 1.34개, 2021시즌에는 1.54개였다. 지난 두 시즌 모두 후반으로 갈수록 실책 수가 줄었다. 올해도 어린 수비수들의 경험이 쌓일 경우 실책 빈도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야수들의 노력이 그만큼 필요하다.

수비 시프트의 일반화로 예전에는 못 잡았을 공을 척척 잡아낸다. 이 과정에서 어이없는 실책이 나오기도 한다.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숫자만으로 수비를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래도 경각심은 가져야 한다. ‘프로’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전문가)’의 줄임말이기 때문이다.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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