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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의 맛있는 야구] 선동열 잡던 ‘어린왕자’는 왜 한손으로 세수할까

등록 2015-01-29 11:27수정 2021-01-07 20:26

김원형 SK와이번스 코치의 ‘숨겨진 아픔’

그는 ‘어린 왕자’로 통했다. 19살 프로 데뷔해(1991년)에 선동열(해태)과 맞대결해 완투승을 거둔 뒤 얻은 별명이었다. 프로 첫승을 거둔 뒤 거듭된 연패에 실망하면서 김인식 감독에게 2군행을 졸랐지만 무산된 뒤 당대 최고 투수에게 오기로 맞서 이뤄낸 결과물이 프로 첫 완투승이었다. 9연패도 함께 끊었다. 곱상한 외모와 함께 막내 구단(쌍방울 레이더스)의 어린 투수라는 위치는 그의 별명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스무살 중반을 넘어가며 우스갯소리로 ‘늙은 왕자’라고도 불렸으나 지금도 야구팬들은 ‘어린 왕자’ 하면 김원형 에스케이(SK) 와이번스 투수코치를 떠올린다.

현역 시절 폭포수 커브를 보여줬던 김원형 코치는 통산 134승(144패)을 거뒀다. 프로 사상 역대 5번째로 많은 승수다. 1군 545경기 2171이닝동안 그가 던진 공의 개수는 3만3240개. 2군 경기나 불펜대기 때 던진 공을 합하면 이보다 갑절 이상 더 던졌다. 물론 스프링캠프
현역 시절 폭포수 커브를 보여줬던 김원형 코치는 통산 134승(144패)을 거뒀다. 프로 사상 역대 5번째로 많은 승수다. 1군 545경기 2171이닝동안 그가 던진 공의 개수는 3만3240개. 2군 경기나 불펜대기 때 던진 공을 합하면 이보다 갑절 이상 더 던졌다. 물론 스프링캠프

현역 시절 폭포수 커브를 보여줬던 김 코치는 통산 134승(144패)을 거뒀다. 프로 사상 역대 5번째로 많은 승수다. 1군 545경기 2171이닝 동안 그가 던진 공의 개수는 3만3240개. 2군 경기나 불펜대기 때 던진 공을 합하면 이보다 갑절 이상 더 던졌다. 물론 스프링캠프, 마무리캠프까지 합하면 투구 횟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그가 던진 공의 개수만큼 그의 팔꿈치와 어깨는 마모되어 갔다. 그는 야구를 그만뒀을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팔꿈치에서 정말 불이 날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마무리캠프까지 합하면 투구 횟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그가 던진 공의 개수만큼 그의 팔꿈치와 어깨는 마모되어 갔다. 김양희 기자
마무리캠프까지 합하면 투구 횟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그가 던진 공의 개수만큼 그의 팔꿈치와 어깨는 마모되어 갔다. 김양희 기자

<야구란 무엇인가>(레너드 코페트)는 ‘피칭’에 대해 “근육과 인대, 관절, 심지어 특정 부위의 뼈에까지 엄청난 부담을 주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팔은 어깨에서 밑으로 매달려 흔들거리고 팔꿈치는 안으로 굽는 게 어디까지나 자연스러운 것인데 피칭은 그 반대 방향으로 많은 운동량을 부과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인체 구조상 매우 부자연스런 동작의 반복은 어린 왕자에게도 평생 안고 가야 할 ‘흔적’을 남겼다. 김 코치의 오른 팔꿈치는 보통 사람처럼 곧게 일자로 펴지지 않는다. 안쪽으로 90도 이상 접을 수도 없고 어깨 높이 이상으로도 올라가지 않는다. 그 때문에 세수를 할 때조차 오른손을 쓸 수 없어 왼손으로만 한다. 김시진 전 롯데 감독 또한 오른팔이 굽었다.

그의 오른 팔꿈치는 보통 사람처럼 곧게 일자로 펴지지 않는다. 안쪽으로 90도 이상 접을 수도 없고 어깨 높이 이상으로 올라가지도 않는다. 세수를 할 때 왼손만 쓴다. 그는 야구를 그만뒀을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팔꿈치에서 정말 불이 날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김양희 기자
그의 오른 팔꿈치는 보통 사람처럼 곧게 일자로 펴지지 않는다. 안쪽으로 90도 이상 접을 수도 없고 어깨 높이 이상으로 올라가지도 않는다. 세수를 할 때 왼손만 쓴다. 그는 야구를 그만뒀을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팔꿈치에서 정말 불이 날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김양희 기자

비단 투수만이 아니다. 56개 홈런을 때려냈던 ‘국민타자’ 이승엽(삼성)도 왼쪽 팔이 곧게 펴지지 않는다. 롯데 3루수 출신으로 ‘미스터 올스타’로 불린 김용희 에스케이 감독의 오른팔도 휘어져 있다. 수천, 수만 번의 송구 동작에서 팔꿈치에 많은 무리가 갔기 때문이다. 내야수 출신의 한 수비코치는 “프로야구 선수나 코치 태반은 기형적으로 변한 몸 때문에 평생 고통을 받는다”고 했다.

사람들은 가끔 너무나도 쉽게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폄훼한다. 하지만 그들은 오늘도 스스로의 열정에 자신의 몸을 태우면서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그들의 야구를 위해, 그들의 찬란한 봄을 위해 팔, 어깨를 비틀면서 그렇게 그라운드에 선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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