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평가전 훈련 한창…레이몽드 코치는 ‘저승사자’
축구대표팀에서 꾀를 부리는 일은 통할 수 없게 됐다.
2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시내 한복판에 있는 티볼리 스타디온. 4일 스페인과의 평가전 일전을 앞둔 대표팀 훈련이 한창이었다. 허 감독은 자체 미니게임을 치른 뒤 박주영(AS모나코)과 염기훈(수원), 이청용(볼턴)을 불러 문전 중거리 프리킥 연습을 시켰다. 수비수들은 따로 전술훈련을 했다. 모두 이날 정해진 훈련 프로그램대로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팀 훈련에 합류했던 일부 선수들이 속도를 늦추거나 당기면서 지구력을 측정하는 체력훈련을 시작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동국(전북)은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체력보강 훈련을 하는게 당연했다. 그러나 김남일(톰 톰스크), 이승렬(FC서울), 기성용(셀틱), 안정환(다롄 스더) 등이 마무리 운동이 아니라 이동국이 수행하는 것과 비슷한 체력훈련을 하고 있었다. 훈련 지도는 ‘저승사자’로 불리는 네덜란드 출신 레이몽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코치가 맡았다. 달리는 도중에 기성용은 힘들다는 듯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20분 안팎으로 이뤄진 체력훈련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박일기 축구협회 홍보담당은 “경기력 측정 시스템에 의해 적정한 체력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은 지금처럼 나머지 시간에 체력훈련을 하게 된다”며 “수치로 나오기 때문에 체력 상태를 스스로 갖추지 못하면 뺑뺑이를 돌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습훈련 때 선수들 가슴에 차고 뛰게하는 전파 송수신 조끼를 통해 심박수와 활동량 등을 체크한 종합정보를 토대로 기대치에 못미치는 선수들을 돌리는 것이다. 박 홍보담당은 “과거에는 코치가 눈으로 대충 감잡아서 몸 상태를 체크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열심히 체력을 다져놓지 못하면 곧바로 체력훈련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체력 기준 자료는 지난달 파주트레이닝센터 소집 당시 측정한 것을 사용한다. 노이슈티프트/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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