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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아닌 실력으로 살아있다”

등록 2012-09-04 20:11수정 2012-11-20 16:04

경남FC 수문장 김병지가 지난 1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2 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 울산 현대에 3-0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경남FC 제공
경남FC 수문장 김병지가 지난 1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2 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 울산 현대에 3-0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경남FC 제공
[별별 스타] ‘날미존’ 경남FC 수문장 김병지
철저한 체력관리로 후배와 경쟁
600경기 출전 대기록 눈앞에
“2002월드컵 못뛴 게 가슴아파
최고령 골키퍼 기록 깬뒤 은퇴”

“내 뒤에 공은 없다.”

만 42살의 나이. 아직도 새까만 후배들과 어깨를 겨루며 K리그 ‘철벽 수문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의 좌우명이다. 2009년 FC서울에서 도민구단인 경남FC로 이적했을 때는, 스스로 ‘날미존’이라는 별명도 만들어 자신을 채찍질했다. ‘날으는’ 미친 존재감. “스타들이 많은 좋은 팀에서도 물론 그런 경기력을 보여야겠지요. 하지만 경남은 당시 경기력이 좀 떨어졌어요. 골키퍼의 존재감이 있어 실점하지 않으면 최소 1골만 넣어도 승리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만든 별명입니다.”

1992년 프로축구 무대에 데뷔한 김병지(경남FC). 21년차 베테랑으로서 그가 프로축구 무대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앞으로 4경기만 더 출전하면 K리그 사상 최초로 개인통산 600경기 출전 대기록을 달성하는 것이다. 통산 596경기(선발 594 경기)에 출전했고, 616골을 내줬다. 수문장임에도 3골을 기록했다. 포항 스틸러스의 미드필더 김기동이 지난해 개인 통산 501경기를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상황이어서 김병지의 최다출전 기록은 오랜 동안 깨지지 않을 대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지난 6월26일 강원FC와의 경기에서는 3-0 승리로 ‘200경기 무실점’ 기록도 세웠다.

김병지가 골문을 든든히 지킨 경남은 올 시즌 30라운드까지 8위를 차지해 15일 시작되는 스플릿 시스템에서 기업형이 아닌 6개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상위그룹(그룹A)에 속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김병지의 자부심은 대단했고, 그 공도 후배들한테 돌렸다. “원래 전북 현대, FC서울,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 등 6개 팀은 이미 정해졌잖아요. 전남 드래곤즈와 성남 일화도 있고…. 우리 팀은 9등 해야 잘하는 것인데, 6개 구단 빼고 10개 팀 중 1등 한 것이나 마찬가지잖아요. 후배들 축구에 대한 열성이 대단하고, 팀에 대한 충성도도 엄청 높아요. 골키퍼 보면서 야단치고 지시하지만 뒤에서 보면 정말 후배들한테 감동 많이 받아요.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너무 열심히 뜁니다.”

‘불혹’을 훨씬 넘겼는데 너무 오래 뛴다고 후배들이 눈총을 주지 않을까? “감독이 절대 ‘이름’으로 출장 기회를 주지 않아요. 축구는 순수하게 경기력이 우선시돼요. 그렇기 때문에 아직 제가 살아 있는 겁니다.” 그는 자신이 아직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것은 후배와의 경기력 경쟁에서 우위 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체력 등 자기관리도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다. 단 하루도 자신이 프로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기본훈련에 충실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꾸준히 합니다.” 노장이라는 소리보다 베테랑이라는 소리를 더 듣고 싶어한다.

10여년 전만 해도 톡톡 튀는 괴짜 선수였다. 꽁지머리를 했고, 축구대표팀 주전 골키퍼이면서 하프라인까지 공을 치고 나갔다가 거스 히딩크 감독 눈밖에 나 후보로 밀린 것도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2001년 1월 홍콩 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 때였어요. 당시 무릎이 아픈 상태에서 골키퍼를 봤는데, 공을 잡고 던진 후 킥을 하려던 게 엇박자가 나면서 하프라인까지 드리블을 하는 상황이 연출됐어요.” 그의 해명이다. 때문에 한국 축구가 4강 신화를 이룬 2002년 한·일월드컵은 그에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후배 이운재한테 밀려 줄곧 벤치를 지켰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금자탑을 이뤄 대표팀 일원으로서 정말 기뻤습니다. 터키와의 3~4위전에서는 히딩크 감독이 출전 기회를 줄 수도 있었는데 냉정했어요. 국민정서는 김병지한테도 기회를 주자는 그런 것이었는데….”

경남은 지난 1일 강호 울산 현대와의 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 김병지의 무실점 활약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오르는 성과까지 올렸다. “90% 이상이 울산이 이긴다고 했는데…. 수원과 울산 이기고 결승까지 갔는데 포항을 못 넘을 것도 없잖아요. 꼭 우승할 겁니다.” 2006년 창단한 경남의 첫 우승. 김병지의 당면한 목표이다.

언제쯤 은퇴할까? “신의손(본명 발레리 사리체프·현 부산 아이파크 코치)의 K리그 최고령 골키퍼 기록(44살7개월17일)을 깬 뒤 미련 없이 그라운드를 떠나렵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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