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티모시 웨아가 21일(현지시각)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웨일스와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알라이얀/로이터 연합뉴스
아버지는 축구 선수로는 꿈 같은 발롱도르를 수상했고, 개인으로는 한 나라의 대통령까지 됐다. 하지만 이루지 못한 한이 있었다. 월드컵 무대를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들이 아버지의 숙원을 이뤄냈다. 웨아 부자 이야기다.
티머시 웨아(22·파리 생제르맹)는 21일(현지시각)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웨일스와 경기에서 전반 36분 유려한 속공 플레이로 웨일스의 골문을 열었다. 중앙선에서 원터치로 주고받은 패스가 크리스티안 풀리시치(첼시)의 발밑에 떨어졌고 이어지는 침투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완성했다.
웨아는 세계 축구사에 족적을 남긴 조지 웨아 라이베리아 대통령의 아들이다. 조지 웨아 대통령은 AC모나코FC, 파리 생제르맹 FC, AC 밀란 등에서 활약한 축구 선수 출신이고, AC밀란에서는 두 차례 세리에 A 우승을 도왔다. 1995년 아프리카 태생 선수로는 처음 발롱도르를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월드컵에 출전하지는 못했다. 그는 2017년 라이베리아 대통령 선거에 나가 당선돼 2018년 1월 취임했다. 웨아 대통령은 이날 관중석에서 아들의 월드컵 데뷔 첫 골을 지켜봤다.
티머시 웨아는 경기 뒤 “아버지가 어머니, 삼촌과 함께 이곳에 와 계시는데 부모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 것은 평생 꿈꿔왔던 일이었다. 골을 넣은 것은 축복”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제 다음 경기에 집중하고 더 잘해내기 위해 동료들과 협업할 것”이라고 했다. 티머시 웨아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갖고 있으며 아버지가 라이베리아인, 어머니가 자메이카계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미국, 라이베리아, 자메이카, 프랑스 대표팀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는 미국 대표팀을 택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8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도전하는 미국은 이날 개러스 베일(엘에이FC)에게 후반 34분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베일의 골은 1958년후 6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룬 웨일스의 역사적 골이기도 했다. 웨일스는 이날 다소 투박한 경기를 벌이면서도 결정력 부족이 발목을 잡은 미국에 행운의 승점 1점을 따냈다.
이로써 B조는
막강 화력을 과시한 잉글랜드가 승점 3점으로 1위, 미국과 웨일스가 공동 2위, 이란이 4위를 기록했다. 이제 고작 1회전을 마친 B조의 진검승부는 한국시각으로 오는 25일 웨일스-이란전, 26일 잉글랜드-미국전에서 이어진다. 56년 만의 우승을 꿈꾸는 잉글랜드와 통산 두 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웨일스, 사상 첫 16강이 절실한 이란, 성과가 갈급한 황금세대 미국까지 각자의 꿈이 격돌을 앞두고 있다.
도하/박강수 기자,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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