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소속 알렉스 스콧. 스콧 인스타그램 갈무리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이 사실상 사용을 금지한 ‘무지개 완장’을 영국 티브이(TV) 중계 해설자가 착용하고 그라운드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21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칼리파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B조 1차전 잉글랜드와 이란의 경기에서 영국 <비비시>(BBC) 중계 해설을 맡은 앨릭스 스콧이 무지개 완장을 왼팔에 차고 카메라 앞에 섰다. 스콧은 잉글랜드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다.
스콧이 착용한 완장은 무지개 색깔 하트 속에 숫자 1이 적혀 ‘하나의 사랑’(OneLove)이라고 불린다. 성소수자를 지지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앞서 9월 네덜란드축구협회는 유럽 각국 연맹에 국제대회에서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자고 제안했고, 10개 나라가 이를 받아들여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등에서 착용해왔다.
그러나 피파가 완장 착용에 대해 옐로카드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선수들의 착용은 무산됐다. 피파는 선수가 사용하는 장비에 정치, 종교적 의미를 담은 문구나 이미지를 금지한다. 잉글랜드·독일·네덜란드·벨기에·덴마크·스위스·웨일스 등 7개 팀은 공동 성명을 내어 “피파는 우리 주장 선수들이 (무지개) 완장을 찰 경우 경기 내에서 제재를 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며 “우리는 주장들에게 완장을 착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7개 팀은 “피파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고도 했다.
스콧은 완장 착용을 통해 피파의 입장을 에둘러 비판하며 7개 팀의 뜻을 이어받는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피파의 완장 착용 금지 입장이 동성애를 처벌하는 카타르 정부를 의식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카타르와 피파는 무지개 완장 착용에 제재를 가한다는 결정은 전적으로 피파가 내렸으며 카타르 정부 등의 압력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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