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스(가운데)가 3일(한국시각) 오전 0시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3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알와크라/EPA 연합뉴스
우루과이가 12년 전 악몽을 다시 한 번 가나에 안겼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우루과이는 3일(한국시각) 오전 0시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3차전 가나와 경기에서 2-0으로 완승했다. 다만 이날 한국이 포르투갈을 2-1로 꺾으면서 조 3위에 그친 우루과이는 탈락이 확정됐다.
이날 먼저 기회를 잡은 건 가나였다. 가나는 전반 16분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페널티킥 비극이 반복됐다. 키커로 나선 앙드레 아유(알사드)는 휘슬이 울린 뒤에도 약 10초 동안 공을 차지 못했고, 주춤거리던 아유의 슛은 결국 우루과이 골키퍼 세르히오 로체트(클루브 나시오날)에 막혔다.
악몽의 반복이다. 가나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8강에서도 우루과이와 맞붙었다. 당시 가나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완벽한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그 슛을 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스(클루브 나시오날)가 손으로 쳐내며 득점을 내지 못했다. 가나는 페널티킥을 얻었으나 아사모아 기안이 실축했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12년 뒤에도 이 악연을 끊어내지 못한 셈이다.
우루과이 세르히오 로체트가 3일(한국시각) 오전 0시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3차전에서 앙드레 아유의 페널티킥을 막아내고 있다. 알와크라/AP 연합뉴스
기회를 놓치자 위기가 찾아왔다. 반격에 나선 우루과이는 전반 26분 조르당 아유(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하프라인에서 공을 빼앗았고, 이 공을 긴 패스로 수아레스에 연결했다. 수아레스의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에 막혔지만, 튕겨 나온 공을 조르지안 데아레스카에타(플라멩구)가 마무리하며 우루과이가 선제골을 뽑았다.
가나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특히 수비가 완전히 무력화됐다. 한 번 실점하자 3골까지 내줬던 포르투갈전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기세를 잡은 우루과이는 가나를 몰아쳤고, 전반 32분 수아레스가 높게 차 올려 재치있게 넘겨준 공을 이번에도 데아레스카에타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하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수비 견제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의 슈팅이었다.
가나는 2실점을 한 뒤 완전히 기세를 잃었다. 공격 상황에서도 협동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고, 공을 잡은 선수는 우루과이 수비진에 고립된 상태로 공을 빼앗기길 반복했다. 결국 가나는 후반전에 들어서도 반전을 만들지 못했고,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우루과이는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에 단 한 번도 패하지 않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스가 3일(한국시각) 오전 0시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3차전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알와크라/AFP 연합뉴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우루과이는 이날 2-0 승리에도 불구하고 16강에 오를 수 없었다.
한국이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역전골을 뽑으며 2-1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들은 우루과이 선수들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마지막까지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끝내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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