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서포터스 회원 30여명이 지난 10일 저녁 8시 대구공항에서 선수단 가운데 가장 먼저 입국한 오스트레일리아 선수단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해주며 환영하고 있다. 에릭 홀링즈워스 오스트레일리아 선수단장은 “고국에서 환영받는 느낌”이라고 기뻐하며 “5개 이상의 메달을 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제공
[한겨레 특집]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각국 선수 ‘대구를 안방처럼’
응원에서 관광까지 뒷바라지
“북한, 끝내 불참소식 아쉬워”
각국 선수 ‘대구를 안방처럼’
응원에서 관광까지 뒷바라지
“북한, 끝내 불참소식 아쉬워”
■ 시민 서포터스 1만7000명
“대구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세계에서 모여든 선수단이 낯선 이국 땅에서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대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서포터스가 활동을 시작했다. 시민 서포터스는 지난 2월과 4월 두차례에 걸쳐 인터넷 신청 등으로 모집한 1만700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5월12일 합동 발대식을 연 뒤, 138개 서포터스단으로 나뉘어 212개국에서 온 선수단을 공항에서 환영하고 경기장에 찾아가 응원 등의 활동을 펼친다. 보통 하나의 서포터스가 한 개 나라를 맡아 활동하지만, 몇몇 서포터스는 2~3개국을 동시에 맡기도 한다. 나라별 서포터스 인원은 적게는 30~40명에서 많게는 200~300명씩 짜였다.
서포터스는 각국 선수단이 도착하는 대구공항에서 꽃다발과 그 나라 국기를 준비해 환영 행사를 열고,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 등지에서 응원한다. 일부 서포터스는 경기 없는 날을 골라 선수들에게 대구 시내 관광을 안내하거나 식당에서 향토음식을 대접하는 계획도 마련해놨다.
남자 100m 달리기 등에서 3관왕이 유력시되는 우사인 볼트의 모국인 자메이카 서포터스는 240명이 넘는다. 인터넷 신청을 받아서 모집했으며, 대학생들이 많다. 자메이카 서포터스 권홍대(62·삼영네트웍스 대표) 회장은 “서포터스는 대구를 알리고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사절이라는 생각으로 작은 부문이라도 관심을 갖고 손님 대접을 하겠다”며 “우사인 볼트를 포함한 자메이카 선수단에게 아름다운 대구를 보여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2002년 대구에서 열린 월드컵 경기와 2003년 유니버시아드대회 때도 서포터스로 뛴 적이 있다. 자메이카 서포터스는 버뮤다 서포터스도 함께 맡고 있다.
대한민국 서포터스(회장 이우섭)도 대구 북구 원대동 주민들과 대학생 등 60여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우리나라 경기가 열리는 날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으로 찾아가 응원할 채비를 마쳤다.
북한 서포터스도 꾸려져 만반의 준비를 갖췄지만, 끝내 참가하지 못한다는 소식에 아쉬워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5일 마감이 지났지만 조직위원회에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북한 서포터스에는 대구 서구 평리2동 주민들과 이 마을 교회 신도, 인터넷으로 신청한 대학생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북한 서포터스 임환웅(52·한주축산 대표) 회장은 “많은 준비를 해놨는데 아직 참가 통보가 없어 안타깝다”며 “뒤늦게 참가할지도 모르니 대회가 시작되는 27일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138개 서포터스단 모두를 대표하는 정근식(61·㈜금호산업 대표) 서포터스 연합회장은 “세계 곳곳에서 대구를 찾아온 선수단들이 낯선 이국 땅에서 편안하게 내 집처럼 지내다 돌아가도록 친절과 미소를 잃지 않고 뒷바라지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 자원봉사자 6000여명 조직위 손길 안닿는 곳까지
통역·안내 등 11개분야 지원
“손님들에 감동을 선물할 것” “우리 고장에서 열리는 육상대회가 꼭 성공할 수 있도록 젊음의 열정을 다 바쳐 손님맞이를 하겠습니다.” 졸업을 앞둔 경북대생 이승빈(23·신문방송 4)씨는 숨은 곳에서 대회를 빛낼 자원봉사자로 뛰고 있다. 그는 선수촌에서 영어 통역을 하며 선수들을 뒷바라지하는 일을 맡았다. 평소에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이씨는 “세계대회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다”며 “세계 곳곳의 선수들을 만나 글로벌 마인드를 갖출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기뻐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이씨처럼 열성적으로 활동할 자원봉사자 6000여명을 뽑아 5차례 이상 분야별로 현장 감각을 익히게 했다. 2009년과 지난해 7월, 두 차례 자원봉사자 신청을 받았는데 지원자가 많아 경쟁률이 2 대 1을 웃돌았다. 이들은 경기 지원, 안내, 통역, 미디어, 교통 등 11개 분야로 나뉘어, 조직위원회 직원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손님’들을 뒷바라지한다. 자원봉사자 문병제(58·대구 동구 지저동)씨가 맡은 일은 더없이 중요하다. 공항이나 경기장 등에서 대회 안전을 책임지는 분야에서 활동한다. 그는 35년 동안 공군에서 폭발물 처리 전문가로 일했다. 군대에서 갈고닦은 전문 기술로 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퇴직하자마자 2009년 5월 자원봉사자로 일찌감치 지원했다. “늘 웃으면서 일을 하겠다”는 문씨는 “우리 고장을 찾아온 세계 각지의 손님들에게 세계 어느 곳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훈훈한 인심을 전해주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대구에서 35년 동안 살고 있는 이필우(66·대구 남구 대명동)씨와 임길순(66)씨는 부부가 나란히 자원봉사자로 활동한다. 둘 다 경기장 주변에서 경기 운영을 도울 예정이다. 임씨는 “대구 시민으로서 자그마한 힘이나마 보태고 싶어 지원했다”며 “부부가 함께하면 더 힘이 나고 즐겁지 않겠느냐”고 했다. 올해 15년째 급식 봉사를 해온 임씨는 봉사활동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고 싶지 않다. 그는 “예전에는 장애인 돕기 등을 혼자서 해왔지만 남편이 4~5년 전에 직장에서 퇴직한 뒤 부부가 함께 봉사활동을 다닌다”며 흐뭇해했다. 대회 조직위 최상원 인력팀장은 “조직위 차원에서 자원봉사자들을 지원하겠다”며 “숨은 일꾼인 자원봉사자들이 대구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감동의 선물을 안겨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 경기 제대로 즐기기 트랙경기 본부석 좌우가 명당 육상은 짧은 시간에 경기가 끝나는 경우가 많고 경기 진행 속도도 빠르다. 몇 개 종목의 경기가 동시에 펼쳐져 관중도 다른 스포츠보다 집중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중요한 경기를 놓치지 않고 재미있게 관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먼저 그날그날 대회 일정이 상세히 나오는 ‘데일리 프로그램’을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데일리 프로그램은 트랙 경기 일정이 5~30분 단위로 나와 있고, 대부분 예정된 시간에 출발 총성이 울리기 때문에 미리 일정을 파악해두면 감동의 순간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또 어느 지점에서 어떤 경기를 구경할지를 미리 생각해두면 좋다. 경기장에서 보통 동시에 2~3개 경기가 열려 한곳에서 모든 경기를 자세히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트랙 경기는 일반적으로 본부석과 그 왼쪽, 오른쪽이 관람하는 데 가장 편한 위치로 손꼽힌다. 각 종목의 유력한 입상 후보, 주요 선수의 기록 등을 미리 알아두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다. 경기 관람 예절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100m 단거리 선수들이 출발 준비 자세를 잡을 때는 경기장 전체가 숨을 죽인다. 두번째 부정 출발부터 곧바로 실격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긴장은 극도에 달한다. 이때는 관중도 숨을 죽이며 선수들과 호흡을 같이하면 긴장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도약 종목에서 박수로 리듬을 맞춰주는 센스도 필요하다. 높이뛰기나 멀리뛰기처럼 스텝을 맞춰야 하는 종목에서는 관중의 박수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이렇게 시끄러운 곳에서 뛰는 것은 처음이었다’는 칼 루이스 선수의 말을 예로 들면서 경기 관람 매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자원봉사자 6000여명 조직위 손길 안닿는 곳까지
통역·안내 등 11개분야 지원
“손님들에 감동을 선물할 것” “우리 고장에서 열리는 육상대회가 꼭 성공할 수 있도록 젊음의 열정을 다 바쳐 손님맞이를 하겠습니다.” 졸업을 앞둔 경북대생 이승빈(23·신문방송 4)씨는 숨은 곳에서 대회를 빛낼 자원봉사자로 뛰고 있다. 그는 선수촌에서 영어 통역을 하며 선수들을 뒷바라지하는 일을 맡았다. 평소에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이씨는 “세계대회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다”며 “세계 곳곳의 선수들을 만나 글로벌 마인드를 갖출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기뻐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이씨처럼 열성적으로 활동할 자원봉사자 6000여명을 뽑아 5차례 이상 분야별로 현장 감각을 익히게 했다. 2009년과 지난해 7월, 두 차례 자원봉사자 신청을 받았는데 지원자가 많아 경쟁률이 2 대 1을 웃돌았다. 이들은 경기 지원, 안내, 통역, 미디어, 교통 등 11개 분야로 나뉘어, 조직위원회 직원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손님’들을 뒷바라지한다. 자원봉사자 문병제(58·대구 동구 지저동)씨가 맡은 일은 더없이 중요하다. 공항이나 경기장 등에서 대회 안전을 책임지는 분야에서 활동한다. 그는 35년 동안 공군에서 폭발물 처리 전문가로 일했다. 군대에서 갈고닦은 전문 기술로 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퇴직하자마자 2009년 5월 자원봉사자로 일찌감치 지원했다. “늘 웃으면서 일을 하겠다”는 문씨는 “우리 고장을 찾아온 세계 각지의 손님들에게 세계 어느 곳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훈훈한 인심을 전해주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대구에서 35년 동안 살고 있는 이필우(66·대구 남구 대명동)씨와 임길순(66)씨는 부부가 나란히 자원봉사자로 활동한다. 둘 다 경기장 주변에서 경기 운영을 도울 예정이다. 임씨는 “대구 시민으로서 자그마한 힘이나마 보태고 싶어 지원했다”며 “부부가 함께하면 더 힘이 나고 즐겁지 않겠느냐”고 했다. 올해 15년째 급식 봉사를 해온 임씨는 봉사활동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고 싶지 않다. 그는 “예전에는 장애인 돕기 등을 혼자서 해왔지만 남편이 4~5년 전에 직장에서 퇴직한 뒤 부부가 함께 봉사활동을 다닌다”며 흐뭇해했다. 대회 조직위 최상원 인력팀장은 “조직위 차원에서 자원봉사자들을 지원하겠다”며 “숨은 일꾼인 자원봉사자들이 대구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감동의 선물을 안겨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 경기 제대로 즐기기 트랙경기 본부석 좌우가 명당 육상은 짧은 시간에 경기가 끝나는 경우가 많고 경기 진행 속도도 빠르다. 몇 개 종목의 경기가 동시에 펼쳐져 관중도 다른 스포츠보다 집중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중요한 경기를 놓치지 않고 재미있게 관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먼저 그날그날 대회 일정이 상세히 나오는 ‘데일리 프로그램’을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데일리 프로그램은 트랙 경기 일정이 5~30분 단위로 나와 있고, 대부분 예정된 시간에 출발 총성이 울리기 때문에 미리 일정을 파악해두면 감동의 순간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또 어느 지점에서 어떤 경기를 구경할지를 미리 생각해두면 좋다. 경기장에서 보통 동시에 2~3개 경기가 열려 한곳에서 모든 경기를 자세히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트랙 경기는 일반적으로 본부석과 그 왼쪽, 오른쪽이 관람하는 데 가장 편한 위치로 손꼽힌다. 각 종목의 유력한 입상 후보, 주요 선수의 기록 등을 미리 알아두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다. 경기 관람 예절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100m 단거리 선수들이 출발 준비 자세를 잡을 때는 경기장 전체가 숨을 죽인다. 두번째 부정 출발부터 곧바로 실격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긴장은 극도에 달한다. 이때는 관중도 숨을 죽이며 선수들과 호흡을 같이하면 긴장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도약 종목에서 박수로 리듬을 맞춰주는 센스도 필요하다. 높이뛰기나 멀리뛰기처럼 스텝을 맞춰야 하는 종목에서는 관중의 박수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이렇게 시끄러운 곳에서 뛰는 것은 처음이었다’는 칼 루이스 선수의 말을 예로 들면서 경기 관람 매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