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특집] 대구 세계육상선수권|톱10 기대주들
대표팀 60여명 출전…세계 수준과 큰 격차
마라톤 단체·110m허들 등 안방 이점 노려
대표팀 60여명 출전…세계 수준과 큰 격차
마라톤 단체·110m허들 등 안방 이점 노려
한국 육상이 10개 종목에서 톱10 진입을 노린다.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대한육상경기연맹이 공식적으로 내건 목표다. 연맹은 이를 위해 남자 33명, 여자 27명으로 꾸려진 대표팀 명단을 최근 확정했다. 하지만 이 목표가 쉽지만은 않다. 우선 60명의 대표 선수 가운데 공식적으로 A기준기록을 통과한 선수는 남자 110m 허들의 박태경(31·광주광역시청) 말고는 한명도 없기 때문이다. A·B 기준기록의 구분이 없는 마라톤과 경보, 400m 계주에서만 기준기록을 통과했을 뿐,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25·SH공사), 여자 100m 허들의 정혜림(24·구미시청) 등이 B기준기록을 넘어섰을 정도다. 여전히 세계 정상급 육상 수준과 격차가 크다는 얘기다. 여기에 연맹의 고민이 있다.
그럼에도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 절박한 처지를 딛고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종목은 아무래도 마라톤과 경보다. 특히 남자 마라톤은 톱10 가능성은 물론 선수 3명의 성적을 합산으로 매기는 단체전(마라톤 월드컵) 입상을 노린다. 번외경기이긴 하지만 한국은 이미 2009년 오사카대회에서 박주영·김영춘·이명승이 단체전 준우승을 거둔 바 있다. 간판 마라토너 지영준(30·코오롱)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탈락했지만, 2시간9분대의 기록 보유자 정진혁(21·건국대)과 2시간10분대의 황준현(24·코오롱), 2시간13분대의 김민(건국대) 등 20대 초반의 선수들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마라톤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상금이 많이 걸린 대회에 출전하는 바람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틈새공략을 펼치기 가장 적합하다.
마라톤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종목은 경보다. 우선 남자 간판 김현섭(26·삼성전자)과 박칠성(29·국군체육부대)이 나서는 한국 경보는 톱10 가능성이 있다. 김현섭은 주법에서 가장 안정된 자세를 보이고 있고, 파워에서 강점을 지닌 박칠성은 남자 20㎞ 말고도 50㎞에도 추가로 도전한다.
트랙에서도 상위권 도전을 꿈꾸는 종목은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박태경이 나서는 남자 110m 허들이다. 박태경은 지난해 11월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에서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춘 류샹과 당당히 겨뤄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출발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박태경으로선 후반부 뒷심 발휘 여부가 톱10 진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23년간이나 깨지지 않던 한국 기록을 39초04까지 앞당긴 남자 400m 계주 대표팀, 여자 100m 허들의 정혜림, 2009년 오사카대회 8위에 올랐던 남자 세단뛰기의 김덕현(25·광주광역시청), 남녀 장대높이뛰기의 김유석(29·대구시청)과 최윤희도 역시 톱10을 목표로 막바지 컨디션을 조율하고 있다.
오동진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은 “10종목 10위권 진입이라는 10-10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실력으로야 아직도 세계 수준에 훨씬 못 미치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선수들이 지닌 실력을 유감없이만 발휘한다면 선수들에겐 파이널 진출의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집념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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