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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우리보다 더 바쁜 선수 있으면 나와봐

등록 2011-08-23 20:11

2일간 트랙·필드서 경기
종목간 휴식 30분 채 안돼
창에 어깨 찔린 셰브를레
작은키 에니스 우승 0순위
대구육상 D-3

‘당신이 세계 최고의 육상 선수.’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 가운데 만능선수 타이틀을 가리는 종목이 남자 10종과 여자 7종 경기다. 이틀에 걸쳐 트랙과 필드의 주요 종목을 주파하는 이들은 육상의 팔방미인이다. 한 종목을 치른 뒤 다음 종목까지 휴식 시간이 채 30분도 되지 않는 이틀의 강행군 때문에 대중들은 엄두도 못 내는 비인기 종목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자존심은 하늘을 찌른다.

■ 사상 첫 9000점 돌파한 노장 셰브를레 로만 셰브를레(37·체코)는 남자 10종 경기의 가장 유명한 선수다. 2001년 5월, 사상 처음으로 9000점을 넘겨 9026점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그동안 셰브를레가 각종 대회에서 얻은 종목별 최고 점수를 합산하면 무려 9326점에 이른다. 또 세계에서 유일하게 40차례 이상 8000점을 넘겼고, 20차례 넘게 8500점을 이상의 성적을 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2008년 스포츠 전문가들을 설문조사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로 셰브를레를 선정하기도 했다.

셰브를레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등 승승장구했다. 2007년 훈련 도중 다른 선수가 던진 창이 그의 오른쪽 어깨를 관통하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1㎝만 빗겨 맞았어도 선수생명이 끝날 뻔했다”고 돌아봤다. 부상과 30대 중반의 나이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6위,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11위에 그쳤다.

17일 대구공항에 도착한 그는 “중국과 일본은 가봤지만 한국은 첫 방문”이라며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조금 있지만 컨디션 조절을 잘 해 좋은 몸상태로 경기를 치르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를 은퇴 무대로 여기는 셰브를레의 장엄한 황혼을 대구스타디움에서 감상할 수 있다.

■ 현역 최고기록의 ‘작은 고추’ 에니스 여자 7종 경기 ‘디펜딩 챔피언’ 제시카 에니스(25·영국)는 ‘지구에서 가장 강한 여자’다. 키 1m62, 몸무게 56㎏에 귀여운 외모와는 영 딴판이다. 에니스를 빼고 올 시즌 최고기록 톱10 안에 든 선수들의 키는 1m75~1m88이나 된다.

에니스는 자메이카 출신인 아버지한테서 뛰어난 순발력과 폭발적인 스피드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2008년 선수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오른발 부상을 당했지만 1년 만인 2009 베를린 세계대회 무대에 복귀했다. 단거리가 주무기인 그는 이 대회에서 100m 허들과 200m에서 한국기록보다 앞선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높이뛰기에선 1m92를 넘어섰다. 한국기록에 불과 1㎝ 낮고, 베를린 대회 높이뛰기 결승 진출도 가능한 기록이었다. 작은 체구로 상체 근력이 다른 선수보다 약하지만 포환던지기(5위)와 창던지기(10위)에서도 톱10에 들며 무난히 우승을 차지했다. 영국의 명문 셰필드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도 활약했다. 또 스포츠용품과 이온음료 등 광고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17일 입국한 그는 “사람들은 메달만 기억한다. 나는 대구에 우승하러 왔다. 컨디션도 아주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복합경기 방식은? 순위와 상관없이 종목별 기록을 점수로 환산해 총점으로 순위를 가린다. 기록에 어떤 점수를 주는지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종목별 상위 선수들의 평균 기록을 계산해 미리 채점표를 정해 놓는다. 예를 들어 이번 대회 10종 경기 100m는 10초395가 기준(1000점)인데, 이보다 성적이 좋으면 1000점 이상이 되고, 나쁘면 1000점 이하의 점수를 받는다. 각 종목의 현재 세계기록을 10종 경기 점수로 환산하면 1만2544점이 된다.

우리나라에선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은메달리스트 김건우(30·문경시청)가 있다. 2006년 7824점의 한국 기록을 작성했고, 이번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8000점을 넘기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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