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키루이 마라톤 우승
2시간7분38초 대회 2연패
정진혁 23위·이명승 28위
9일간 대회일정 모두 마쳐
2시간7분38초 대회 2연패
정진혁 23위·이명승 28위
9일간 대회일정 모두 마쳐
결승선을 통과한 정진혁(21·건국대)은 탈진해 쓰러져 말도 하지 못했다. 죽을힘을 다해 달렸건만, 가장 먼저 골인하고도 지친 기색 없이 ‘개다리 춤’ 동작을 취한 에이블 키루이(29·케냐)보다 10분이나 늦었다. 오창석 <한국방송>(KBS) 해설위원은 “한국은 35㎞까지 선두권을 따라가다 앞으로 나서려고 했지만, 20㎞ 구간에서 케냐 선수들이 스피드를 올리며 치고 나갈 때 이미 승부는 결정났다”고 말했다. 키루이의 25~30㎞ 구간 기록은 14분18초.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빨랐던 정진혁의 16분15초보다 2분가량 앞섰다. 30~35㎞ 구간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키루이가 14분40초에 달릴 때 정진혁은 17분1초까지 처졌다. 케냐는 물론이고 아시아권 국가 가운데 일본과 중국, 몽골에도 밀린 건 뼈아팠다.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경보 기술위원장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4일 대구시내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 정진혁은 2시간17분04초로 23위, 이명승(32·삼성전자)은 2시간18분05초로 28위를 기록했다. 황준현(24·코오롱)은 2시간21분54초로 35위, 황준석(28·서울시청)과 김민(22·건국대)은 각각 2시간23분47초, 2시간27분20초로 40위와 44위로 처졌다. 2009년 베를린 대회 챔피언 키루이가 2시간7분38초로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기대주 정진혁의 10위권 진입과 함께 내심 단체전(번외경기) 메달 획득을 노렸지만 6위에 머물고 말았다.
일본은 호리바타 히로유키가 7위(2시간11분52초)로 들어온 것을 비롯해 나카모토 겐타로(10위·2시간13분10초), 가와우치 유키(18위·2시간16분11초)가 20위 안에 들어 단체전에서 케냐에 이어 은메달을 땄다. 건국대의 황규훈 감독(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은 “고교역전마라톤이 국민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는 일본에서는 마라톤 선수들을 배출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고 검증된 지도자를 갖춘 실업육상팀이 경쟁하는 구도”라며 “우리도 이런 점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연기 기자, 권오상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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