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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친 ‘번개’ 덕분에…울고 웃는 달구벌

등록 2011-09-04 21:20수정 2011-09-05 11:14

4일 저녁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37초04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우사인 볼트(오른쪽 위) 등 자메이카 선수들이 전광판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자메이카는 네스타 카터-마이클 프레이터-요한 블레이크-볼트 차례로 달렸다.  대구/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4일 저녁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37초04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우사인 볼트(오른쪽 위) 등 자메이카 선수들이 전광판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자메이카는 네스타 카터-마이클 프레이터-요한 블레이크-볼트 차례로 달렸다. 대구/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00m 부정출발’ 볼트, 200m·계주 우승 ‘2관왕’
스타 부재·기록 가뭄서 대구 구한 ‘흥행 메이커’
볼트가 세계신기록으로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총알 탄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는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마지막 종목인 남자 400m 계주의 마지막 주자로 나와 폭풍같이 질주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37초04의 세계신기록. 한여름 폭염과 이변, 돌발 변수가 속출했던 대회도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9일간의 여정을 마감했다. 대회기는 2013년 개최지인 모스크바로 인계됐다.

<b>‘2013년 모스크바서 만나요’</b> 이날 폐막식에서 다음 2013년 모스크바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인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 부총리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깃발을 인수해 흔들고 있다. 대구/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2013년 모스크바서 만나요’ 이날 폐막식에서 다음 2013년 모스크바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인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 부총리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깃발을 인수해 흔들고 있다. 대구/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볼트를 위한, 볼트에 의한, 볼트의 대회였다. 볼트의 번개 질주와 쇼맨십에 대구 팬들은 울고 웃으며 ‘감전’됐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가 추락했고, ‘황색탄환’ 류샹도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볼트는 스타성과 찰고무 탄력으로 분산되기 쉬운 팬들의 관심을 블랙홀처럼 끌어당겼다.

8월28일 주종목인 100m 부정출발 실격은 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의 화려한 부활을 위한 복선 같았다. 4일 400m 계주 결승에서 자메이카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볼트는 2위와의 간격을 크게 벌리면서 세계신기록을 선물했다. 대회 3관왕에는 실패했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에 이어 메이저대회 3회 연속 세계신기록 작성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메달 순위
메달 순위
볼트는 앞서 3일 200m 결승에서 끝까지 이를 악물고 뛰어 금메달을 따냈고, 이날 400m 계주에서도 바통터치 실수 없이 1위로 골인했다. 관중들은 지축을 흔드는 함성과 박수로 볼트의 금메달 질주를 환영했다. 볼트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료들과 합작했던 400m 세계기록(37초10)을 0.6초 앞당겼다. 전광판을 통해 신기록을 확인한 볼트는 바통을 하늘 높이 집어던지며 포효했다.

볼트는 기자회견에서 “세계기록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기뻐했다. 그는 “앞서 달린 팀의 세 주자가 뛰는 모습을 보자 무언가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바통을 받자마자 전력으로 뛰었다”고 세계기록 작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볼트는 기록 못지않게 스타성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고의 끼로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흥행을 주도했다. 볼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즐거웠다. 그의 들썩이는 어깨에 대구스타디움도 덩실거렸다. 400m 계주에서 세계기록을 세운 뒤 윗옷을 벗는 시늉을 하며 신나는 로봇춤으로 끝까지 팬들을 즐겁게 했다.

선수 소개 때 “그냥 생각나는 대로 행동한다”는 말처럼 즉석 퍼포먼스로 관중들을 웃겼다. 미디어를 위한 서비스도 최고였다. 트랙 안까지 들어오지 못한 대다수 사진기자를 위해 기꺼이 펜스를 넘어갔고, 모든 인터뷰에 스스럼없이 응했다. 볼트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세계기록과 함께 마칠 수 있어 기분 좋다”며 다시 한번 자신의 성과에 뿌듯해했다. “나는 전설이 되고 싶다”던 볼트는 진짜 달구벌의 전설이 됐다.

대구/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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