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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못할땐 더 욕먹어”

등록 2012-09-20 20:38수정 2012-11-20 16:03

[별별 스타] LIG 배구 거포 김요한
“중학교땐 키 작아 수십번 좌절
경기에서 지면 분해서 잠 못자
용병제는 득보다 실이 많아”

‘꽃미남 거포’란 수식어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8등신을 넘어 9등신에 가까운 다부진 몸매에 뚜렷한 이목구비가 모델 뺨쳤다. 그가 코트에 들어서면 여자 관중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를 따라 움직인다는 우스갯소리가 이해됐다. 19일 저녁 7시 소속팀인 엘아이지(LIG)손해보험 수원 훈련장에서 마주한 배구선수 김요한(27)은 “잘할 때는 (외모 때문에) 더 주목받는 게 사실이지만, 못할 때는 그만큼 더 욕을 먹어 안 좋은 것도 많다”며 “그래도 이제는 복이라고 생각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실력은 외모 이상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를 시작해 광주전자고 3학년 때인 2003년 아시아남자유스배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면서 차세대 공격수(레프트)로 주목받았다. “꿈이었던” 국가대표가 대학교 3학년 때인 2006년에 됐고, 그해 도하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이끌었다. 2006년 인하대를 대학 배구 5관왕으로 이끈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 8월 끝난 ‘2012 수원컵 프로배구’ 남자부 결승에서는 경기당 20점 이상씩 기록하며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엘아이지손보가 우승한 것은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통틀어 2005년 프로 출범 후 처음이었다. 그는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너무 좋아 헤어나올 수가 없다”며 이 기세를 몰아 11월 시작하는 2012~2013 프로배구 정규리그 우승도 노리겠다는 각오다.

타고난 배구스타 같지만 대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배구가 내 운명”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중학교 때는 키(164㎝)도 작고 잘하지도 못해 배구를 그만두려고 했다고. “하루에도 수십번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너무 힘들었죠. 내가 배구로 성공할 수 있을까 확신도 안 섰고. 그러나 내가 우겨서 한 운동이라 차마 부모님께 그만두겠다는 말을 못했어요. 이 악물고 했죠.” 다행히 키가 계속 커 인하대 졸업 당시 198㎝를 찍었다. “지금도 크고 있고요. 하하.”

승부사 기질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기량을 쌓았다. 그는 경기에서 지면 “분해서 잠을 못 잔다”고 한다. 인하대 시절만 해도 늘 함께하던 우승이 프로에 와서는 좀처럼 인연이 없었다. 그 숱한 밤들을 뒤척였을 것이다. “부상은 선수 생활의 숙제”라며 몸관리도 철저하다. “사적인 시간에는 다른 운동을 전혀 안 해요. 주말에 잠깐 쉬는데 몸에도 휴식을 줘야 하죠. 휴가 때 스키를 타러 다니지도 않아요. 다른 선수들이 스키를 타러 간다면 말리죠. 운동선수가 부상을 피해갈 순 없지만 최대한 예방해야 합니다.”

“코트에 서면 설레고 즐겁다”는 그는 끊임없는 자기 주문으로 마음을 다스린다. “<꿈꾸는 다락방>이란 책에서 원하는 걸 써놓으면 이뤄진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침대 머리맡에 ‘2012년 최고 연봉자’를 썼는데 올해 최고 연봉(3억500만원)을 찍었잖아요. 그래서 올해는 많이 써놨어요.(웃음) ‘정규리그 우승’, ‘챔피언 리그 우승’ ‘에프에이(FA) 돼서 1년 안에 10억 이상 벌자’ 등등.”

어느덧 프로 데뷔 6년차. 내년이면 에프에이 자격을 얻게 된다. 김연경(흥국생명)처럼 해외 진출을 꿈꿀까? “프로에 입단하니 우승부터 하고 가자고 했는데 너무 길어졌죠.(웃음) 우승하게 되면 외국 생각 날 것 같아요. 서른 되기 전에 가는 것도 좋을 것 같고. 현재 배구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외국으로 갈 수 있는 제도가 없어요. 나갈 수 있다면 대학교 때 나가는 게 맞아요. 어린 나이에 국제무대 실력을 쌓아 돌아오면 한국 배구 수준을 높일 수 있으니.”

그는 프로팀들이 박빙의 승부를 펼쳐야 배구 인기도 높아질 것이라며 “용병제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용병 역할이 크고 ‘몰빵’ 인식이 있잖아요. 국내 선수가 해야 할 역할을 용병이 해버리니까 국내 선수들의 발전이 없어요. 프로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이 기피하는 포지션이 라이트라고 해요. 어차피 용병이 뛰니까 안 될 거라고 생각해서. 대학교와 시합하면 라이트에 좋은 선수가 거의 없어요.”

선수로서 최종 목표는 뭘까? “지도자는 절대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이제는 하라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당장은 정규리그 우승부터.” 수원/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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