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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폐허를 지나…평화의 메신저들이 온다

등록 2018-01-09 20:13수정 2018-01-09 20:17

평창 찾는 분쟁국가 선수들…코소보, 알파인 스키로 첫 겨울올림픽 출전
내전 등 고통 에리트레아·아프간도…난민 출신들 파견 ‘올림픽 정신’ 알려
코소보 알파인 스키 선수 알빈 타히리가 지난 1일 연습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알빈 타히리 페이스북
코소보 알파인 스키 선수 알빈 타히리가 지난 1일 연습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알빈 타히리 페이스북
평창겨울올림픽에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과 북의 동시 참가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전쟁의 아픔을 겪어온 세계 곳곳의 분쟁국가들도 평창에서 ‘올림픽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막바지 담금질을 하고 있다.

코소보는 알파인 스키에 알빈 타히리(29)를 평창에 파견하기로 했다. 코소보는 옛 유고연방 해체 과정에서 1998년 세르비아로부터 분리독립을 시도하다가 보복성 ‘인종청소’를 당해 수십만명의 사망자와 난민이 발생했다. 2008년 독립을 선포했지만, 이를 인정하는 문제를 두고 세르비아·러시아 등과 여전히 갈등을 겪고 있다. 2014년 국제올림픽위원회 회원으로 가입한 코소보가 겨울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여름올림픽에서는 2016 리우올림픽 여자 유도 52㎏급에서 마일린다 켈멘디가 금메달을 따낸 적이 있다. 당시 켈멘디는 “작은 나라도, 가난한 나라도 우승할 수 있다”는 소감을 밝혀 울림을 준 바 있다.

반면 타히리는 월드컵 스키 대회에서 세계 70위권 성적을 올리며 아직 입상권에 들 만한 기량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창올림픽 누리집에 공개된 숙소와 경기장 시설들을 소개하며 코소보의 첫 겨울올림픽 출전 선수로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대표선수로 선발된 직후 “지금부터 평창으로 가는 여행을 시작한다”며 벅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아프리카 북동부의 약소국 에리트레아도 첫 겨울올림픽 출전 선수로 알파인 스키선수 섀넌 아베다(21)를 선발했다. 에리트레아는 지난 30여년간 에티오피아 등을 상대로 분리독립을 위한 무장투쟁, 국경분쟁 과정에서 수만명이 사망했다. 이후에는 독재 정부가 들어서면서 현재까지 정권의 탄압에 저항하는 난민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 아베다는 전쟁을 피해 에리트레아에서 캐나다로 이민 온 부모 밑에서 자랐다. 하지만 그는 2011년부터 조국 에리트레아 스키 대표를 선택했고,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국가대표 마크를 달게 됐다. 그의 아버지 왈다이 아베다는 지난달 캐나다 현지 방송사 <시비시>(CBC)와의 인터뷰에서 “에리트레아 사람들은 30년 가까이 독립 투쟁을 하면서 삶을 잃어버렸다”며 “지금은 우리만의 국가가 있고, 우리 아이들과 손주들이 에리트레아의 존재를 증명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섀넌 아베다 역시 “나는 캐나다에서 자랐지만, 동시에 에리트레아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에리트레아 대표 선수로 뛰기로 결정했고, 평창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전이 이어지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스키 종목의 사예드 알리샤 파르항과 사자드 후사이니 선수가 평창행 티켓을 노리고 있다. 이들은 전쟁과 내전이 거듭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인 탈레반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10년간 난민 생활을 했다. 올림픽 자력 출전이 어려운 실력이어서 이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겨울스포츠 약소국에 배정하는 와일드카드를 노리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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