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여제’ 이상화(29)가 평창에서 마지막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이던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벌써 네번째 올림픽이다. 애초 이상화는 2014 러시아 소치겨울올림픽에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2연패를 달성한 뒤 ‘화려한 은퇴’를 고민했다. 2013년 세계기록(36초36), 2014년 올림픽기록(37초28)도 ‘살아있는 전설’로 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평창올림픽 개최가 확정되자 안방 팬들 앞에서 한차례 더 올림픽을 뛰기로 마음먹었다. 또다른 목표는 올림픽 3회 연속 우승이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역대 올림픽 3연패를 이룬 선수는 보니 블레어(미국)가 1988년(캘거리), 1992년(알베르빌), 1994년(릴레함메르)에서 따낸 게 유일하다.
어느덧 서른살을 눈앞에 뒀다. 최근까지 무릎, 오른쪽 종아리, 하지정맥류 등 몸 곳곳이 ‘고장’ 신호를 보내왔다. 경쟁 상대인 ‘늦깎이 빙상 스타’ 고다이라 나오(32·일본)와의 맞대결에서도 열세를 보이고 있다. 소치 대회에서 5위에 그쳤던 고다이라는 최근 무섭게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월드컵대회에서 15연승 행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상화는 올 시즌 고다이라를 상대로 한 차례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상화는 평창에서도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지난달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에서는 전성기 시절에 자주 나왔던 36초대 기록에 재진입했다.
올림픽 무대를 앞두고 마지막 리허설은 12일 개막하는 전국겨울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치른다. 이상화는 올림픽에선 1000m와 500m 종목에 모두 출전하지만, 이번 체전에서는 주종목인 500m에만 나선다. 국내에서 올림픽이 치러지는 만큼 전국체전이 실전 점검을 위한 최적의 대회가 된 셈이다. 이상화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어서 와. 오래 기다렸다, 평창!”이라며 마지막 올림픽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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