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앞줄 가운데)이 22일 충북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진천/연합뉴스
“우리의 목표는 금메달이다.”
백지선(51)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22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특유의 “금메달론”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4년간 대표팀을 조련해 한국을 세계 최고의 월드챔피언십에 올린 백 감독이 올림픽 목표는 똑같았다. 팬들은 올림픽 A조(한국 체코 스위스 캐나다)에서 1승만 거둬도 ‘기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백 감독은 “지기 위해 준비할 거면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백 감독의 금메달론은 선수들의 멘털을 향한 주문이다. 어차피 올림픽 상대는 우리보다 강하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기술적으로 달라질 것은 없다. 선수들의 투혼과 각오가 더 중요하다. 간판 공격수 김기성은 “올림픽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겠다”고 했고, 철벽 수문장 맷 달튼은 “우리의 강점은 팀 워크다. 모두 하나가 돼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2월15일 세계 6위 체코전(밤 9시10분)을 시작으로 스위스(7위·17일), 캐나다(1위·18일)와 만난다. 이들은 한국(21위)보다 선수층이나 국제대회 경험이 훨씬 많다. 하지만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열린 채널원컵에서 캐나다 등 세계적 강호와 상대한 것은 큰 자산이다. 강심장 공격수 김상욱은 “상대는 템포가 빠르다. 우리도 스케이팅이나 자리를 잡을 때 좀더 빨리 템포를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비수 이돈구는 “처음엔 따라가지도 못할 것 같았지만 그들도 사람이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면서 동료에게 빨리 패스를 할 것”이라고 했다. 안방 경기 이점도 있다. 백 감독은 “관중의 응원은 힘을 준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30일까지 진천선수촌에서 막바지 담금질을 한다. 이후 인천선학링크에서 카자흐스탄(2월3일, 5일)과 슬로베니아(8일)와 평가전을 벌이고, 안양빙상장에서 러시아(10일)를 상대로 마지막 실전감각을 조율한다. 강한 카리스마의 박용수 코치는 “4년간 엄청난 여행을 했다. 올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할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 감독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관련해 “남북 단일팀과 관련해 저마다 관점이 다를 수 있다. 이슈가 무엇이든, 우리는 해결책을 찾을 것이고, 함께 힘을 합쳐서 해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새러 머리 여자팀 감독과는 항상 많은 대화를 나눈다. 머리 감독이 충분히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천/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