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22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천/연합뉴스
세라 머리(30)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 “2월4일 스웨덴 평가전부터 단일팀으로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리 대표팀 감독은 22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올림픽까지 16일밖에 남지 않았다. 남북 단일팀이 손발을 맞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부족하다. 북한 선수들이 빨리 내려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월4일 인천선학링크에서 열리는 스웨덴과의 평가전이 올림픽 본선 전 마지막이고 유일한 평가전이다.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리 감독은 “아직 어떤 선수가 내려올지 모르지만 코치와 함께 지난해 강릉 세계대회 등 북한 선수의 각종 비디오를 보면서 북한 선수를 점검하고 있다. 임시 명단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서 오는 12명의 선수를 돌려가면서 투입할 생각은 없다. 잘하는 선수들을 뽑아서 기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에 출전하는 3명의 북한 선수는 주로 4조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체격적으로 탄탄하고 압박 등이 좋다. 수비 쪽 전술 훈련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마 4조에서 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엔트리(35명) 가운데 실제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는 22명이다. 이 가운데 2명의 골리(골키퍼)를 제외한 20명의 플레이어는 1조(5명), 2조(5명), 3조(5명), 4조(5명)로 나뉘어 투입된다. 보통 4조는 결정력과 스피드를 갖춘 1~3조와 다르다.
머리 감독은 “남북 단일팀이 진작에 논의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왕 단일팀이 구성됐다면 단일팀 선수들이 소통하고 하나가 돼야 한다. 북한 선수들이 내려오면 선수마다 선수에 맞는 플레이북(전술노트)을 지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을 지휘하게 된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분단된 나라가 하나가 되고 다리를 놓는 위대한 역사의 한 부분이라 뿌듯하지만 선수들이 희생되는 면도 있다. 양가적인 감정이 있다”고 말했다. 선수단 분위기와 관련해서는 “선수들이 다른 데 신경쓰지 말고 우리 자신과 경기에만 집중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조선일보>가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의 ‘늑대 무리’ 사진을 실은 것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올림픽에 집중하는 늑대 같은 사냥꾼이 되라는 뜻으로 썼는데, 보도는 문맥을 다르게 한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머리 감독은 “한국 아이스하키가 올림픽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올림픽에서 단일팀을 본 많은 팬이나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게 한국 아이스하키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울 것이다. 올림픽을 계기로 많은 여성들이 아이스하키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천/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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