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인 스키 국가대표로 훈련했으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경성현(왼쪽부터), 김설경, 김현태 선수가 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둔 4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서 옥외 집회를 하던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선수 또는 선수 가족들은 협회로부터 미리 전달받은 올림픽 유니폼을 입고 시위에 나섰다. 탈락 선수들은 "경성현은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까지 참석한 뒤에야 올림픽 출전 불가 사실을 알게 되는 등 선발 과정에 매끄럽지 못했고, 선수 선발의 공정성도 의심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연합뉴스
평창겨울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알파인스키 선수와 가족들이 거리로 나섰다.
경성현(28·홍천군청), 김현태(28·울산스키협회), 김설경(28·경기도체육회)과 가족들은 4일 강원도 평창군 횡계 네거리에서 옥외 집회를 열고 올림픽 출전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선수들은 가슴에 태극기가 새겨진 국가대표 단복을 입고 시위에 나섰고, 가족들은 “대통령님 도와주세요”, “누구를 위한 스키협회냐”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성현은 “협회는 사과와 해명은커녕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우리의 억울함을 알리고 싶어 이 자리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선수들을 올림픽에 내보내려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데 우리는 소극적인 태도만 보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집회에 참석한 선수와 가족들은 “국제올림픽 규정을 해석하면 국가당 쿼터 2명에 개최국 쿼터가 2명이 아닌 4명이어서 모두 6명이 출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집회를 지켜보던 김종환 대한스키협회 총무이사는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국제변호사한테 의뢰해 놓았다”며 “국제스키연맹에 추가 쿼터 확보도 요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알파인스키는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춘 9명 중 경성현, 김현태, 김설경, 이동근(23·국군체육부대), 김서현(27·대전스키협회) 등 5명이 탈락하고 4명만 출전이 가능한 상태다. 일부 선수는 한국선수단 결단식에도 참석했지만 탈락 통보를 받았다.
탈락 선수와 가족들은 대표팀 선발 원칙에 대해서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다. 협회는 “기술팀과 스피드팀에서 남녀 1명씩 뽑고, 전 종목에서 출전할 수 있는 선수를 우선했다”고 원칙을 밝혔다. 그러나 김현태의 아버지 김준기씨는 “현태가 슈퍼대회전과 대회전에서 3년째 국내 1위였다. 국내 1인자가 대표팀에서 탈락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평창/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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