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근대 2종’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사격’ 철인 경기
정해진 코스 소총 메고 달리다
50m 앞 과녁 명중 실패하면
종목따라 시간·벌칙주로 부과
상위 선수들 주행실력 차이 없어
사격 성적이 사실상 메달 좌우
‘크로스컨트리+사격’ 철인 경기
정해진 코스 소총 메고 달리다
50m 앞 과녁 명중 실패하면
종목따라 시간·벌칙주로 부과
상위 선수들 주행실력 차이 없어
사격 성적이 사실상 메달 좌우
바이애슬론은 숫자 2를 뜻하는 바이(bi)와 운동을 뜻하는 애슬론(athlon)의 합성어로 ‘겨울 근대 2종 경기’로도 불린다. 바이애슬론을 구성하는 2가지 종목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다. 총을 멘 채 스키를 타고 질주하다가 숨을 고른 뒤 사격을 해 과녁을 명중시켜야 한다. 18세기 후반 국경을 지키던 노르웨이와 스웨덴 스키부대가 일합을 겨루면서 스포츠로 진화했다.
경기는 스키를 타고 질주하다 정해진 구간에서 여러 차례 사격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본적으로는 정해진 코스를 빠른 시간 안에 주파해야 하는 ‘기록경기’이지만 사격을 실패하면 시간을 가산하거나 주행 거리가 늘어나는 벌칙이 부과된다. 스키를 빠르고 오래 탈 수 있는 심폐지구력·근지구력만큼이나 사격 솜씨가 중요한 이유다.
세부 종목은 주행 거리와 벌칙 규정, 출발 방식 등에 따라 개인, 스프린트, 추적, 단체출발, 계주, 혼성계주로 나뉜다. 가장 기본적인 ‘개인’ 종목의 코스 길이는 남자가 20㎞, 여자가 15㎞다. 무게 3.5㎏ 이상의 소총을 어깨에 메고 코스를 주행하다가 정해진 사격장이 나타나면 사격을 시작한다. 총알 5발로 5개의 과녁을 ‘원샷 원킬’해야 한다. 주행 중 모두 4차례 5발씩 20발을 쏘는데 복사(엎드려쏴)→입사(서서쏴)→복사→입사 순서로 실시한다. 과녁까지의 거리는 50m다. 복사 때 명중해야 할 과녁은 지름이 11.5㎝, 입사 때 과녁은 4.5㎝로 매우 작다. 총알이 과녁을 빗나가면 주행기록에 1분씩이 가산된다. 20발 중 5발을 허공으로 날리면 주파 기록에 5분이 더 붙는 식이다. 아무리 빨리 스키를 타고 왔어도 사격 실패는 치명적이다.
‘스프린트’ 종목의 코스 길이는 남자 10㎞, 여자 7.5㎞로 짧고 사격 기회도 ‘개인’ 종목의 절반인 2회(총 10발)다. 그러나 실패하면 벌칙으로 시간 부과가 아니라 사격대 주변에 설치된 벌칙주로(150m)를 돌아야 한다. 사격 실패 1발당 1바퀴다. 150m 벌칙주로를 도는 데 보통 23~30초가량 더 걸린다. 개인과 스프린트 종목은 선수별로 30초~1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출발해 벌칙까지 수행한 뒤 최종 기록으로 승부를 가린다.
스프린트 기록 상위 60명만 출전하는 ‘추적’ 종목은 출발을 달리한다. 스프린트 우승자가 맨 먼저 출발하고 2등이 기록 차이만큼 순차적으로 스타트를 끊는다. 개인기록 싸움이 아니라 앞 선수를 따라잡아야 하기 때문에 추적 종목이다. 주행 거리는 남자 12.5㎞, 여자 10㎞이고 사격은 4차례씩 모두 20발이다. 단체출발(매스스타트)은 선수 30명이 동시에 출발하는 게 특징이다. 남자 15㎞, 여자 10㎞ 주행 중 4차례 20발을 쏘고, 가장 빨리 골인 지점을 통과하는 사람이 우승이다. ‘개인’ 종목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는 사격 실패에 따른 벌칙으로 1발당 150m 주로를 더 돌아야 한다. 4명으로 이뤄지는 계주는 남자는 7.5㎞, 여자는 6㎞씩 주행한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사격이 ‘얹어진’ 형태이지만 사격은 경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상위권 선수들은 크로스컨트리 주행 실력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사격에서 실수를 덜 하느냐’의 싸움이므로 그날의 컨디션과 마인드 컨트롤은 경기 결과로 직결된다. 풍부한 경험과 경륜이 중요해 바이애슬론 선수들은 30대 들어 최고의 기량을 보인다. 올림픽에서 14개의 메달을 딴 ‘바이애슬론의 전설’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44·노르웨이)은 40살이던 2014년 소치올림픽 때 남자 스프린트 금메달을 땄다.
한국스포츠개발원 바이애슬론 담당인 성봉주 박사는 “바이애슬론은 세계 2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의 기록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20위 이내 선수들은 모두 우승 후보”라며 “그날 사격과 컨디션이 경기 결과를 좌우하기 때문에 누구든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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