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2018 평창겨울올림픽 모의 개회식을 마친 뒤 관람객들이 귀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를 앞두고 연일 한파가 이어지면서 개회식 참석을 두고 각국 선수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칫 어이없이 4년에 한번뿐인 기회를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6일 피터 워델 뉴질랜드 선수단장이 “개회식 기온이 영하 8~10도가 된다고 한다. 선수들에게 밖에 서 있다가 최소 1시간30분을 추위에 앉아 있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일부 선수들은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9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은 저녁 8시 시작해 2시간 남짓 진행될 예정이다. 지붕이 없는 노천무대 형태로 추위와 바람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어 개회식 직후 경기를 하는 선수들의 경우에는 감기라도 걸린다면 경기력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다.
한국 대표팀 관계자도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경기 일정에 따라 일부 선수들은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회식 다음날에는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 결승, 스키점프 노멀힐 남자개인전 결승 등이 열린다. 메달이 결정되지는 않지만, 남북 단일팀이 출전하는 여자 아이스하키는 세계랭킹 6위의 강호 스위스와 일전을 치러야 하고, 첫 메달에 도전하는 루지 경기도 열린다.
이탈리아 대표팀은 선수들에게 개회식 내내 몸을 움직일 것을 권고하는 등 강추위를 대비한 행동요령을 공지했다. 특히, 심장병이나 당뇨가 있는 감독, 스태프들에게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데 신경쓰라고 주문했다. 미국 대표팀은 발열 장치가 장착된 특별 단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가하기로 했다. 배터리를 이용해 3단계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허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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