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6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강릉영동대학교 아이스링크에서 계주 훈련 등을 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겨울올림픽에서 쇼트트랙 경기장은 한국에 ‘메달밭’으로 비유돼왔다.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은 모두 53개 메달을 챙겼는데, 이 가운데 쇼트트랙이 42개(금 21개)를 따낸 만큼 ‘메달을 캤다’는 말이 꼭 틀리지 않는다. <에이피>(AP) 통신은 한국 대표팀이 평창올림픽 쇼트트랙에 걸린 8개 메달 가운데 7개를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은 6일 오전과 오후 강원도 강릉영동대 쇼트트랙 연습장과 강릉아이스아레나를 오가며 첫 실전훈련에 돌입했다. 오전·오후에 걸친 훈련에서는 팀 간 호흡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 오전에는 남녀 1명씩 짝을 맞춰 끊임없이 링크장을 돌며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대표팀 코치 폭행 파문’으로 생긴 상처도 아문 듯했다. 평창에서 4관왕을 노리는 최민정(20·성남시청)을 비롯한 선수들은 쉬는 시간마다 코치진과 가볍게 링크장을 오가며, 경기력과 작전 등을 상의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훈련에서도 선수들은 계주에서 뒤 선수가 앞 선수를 밀어주는 ‘엉덩이 밀기’ 훈련으로 손발을 맞추는 훈련을 이어갔다.
남자 대표팀은 2014 소치겨울올림픽 때 ‘노 메달’ 충격을 딛고 자존심 회복에 나선 상황이다. 훈련 뒤 인터뷰에서 서이라(26·화성시청)는 “소치 때 부진했는데 선수들이 모두 ‘평창에선 일을 한번 내자’는 마음으로 각오가 남다르다”며 “준비는 이미 끝났다. 실전에 대비한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준(22·한국체대)도 “체력훈련은 끝난 상태다. 개인경기뿐 아니라 계주 호흡이 좋아져서 실수만 없으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며 기대를 높였다.
여자 선수들은 이날 계주훈련에 집중하며 막바지 몸 상태와 기량을 점검했다. 맏언니인 김아랑(23·한국체대)은 “계주는 성적에 따라 5명이 동시에 메달을 받을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조직력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김아랑은 또 “오늘부터 실제 경기를 치르는 곳에서 실전 적응을 시작했다. 여자 대표팀 5명 모두 몸 상태가 좋다”며 “후회를 남기지 않는 올림픽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또 다른 주력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에선 여자 500m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이상화(29·스포츠토토)가 실전에 가까운 훈련에 나섰다. 이날 이상화는 강릉선수촌에 입촌한 뒤, 오후부터 곧바로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현지 적응에 나섰다. 지난달 22일부터 2주간 독일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지 하루 만이다.
이상화는 선수촌 입촌에 앞서 언론과 만나 “(귀국 직전 독일에서 참가한 대회에서)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좋은 기록이 나와 스스로도 놀랐다”며 올림픽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독일 전지훈련에서는 트랙 안쪽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인코스 출발’ 때 아쉬웠던 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했다고 한다. 인코스에서 출발한 경기에서는 마지막 바퀴 때 바깥쪽 트랙에서 안쪽 선수를 추월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직선주로 가속이 좋은 이상화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는 “최근 월드컵 대회에서 아웃코스에서만 출발하게 돼 인코스 출발 감각을 조금 잃었다. 전지훈련에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강력한 라이벌인 고다이라 나오(32·일본)와의 대결을 앞둔 데 대해서도 여유가 넘쳤다. 그는 고다이라와의 대결을 묻는 질문에 “열심히 할 테니 고다이라와 계속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누구와의 대결이 아닌) 내게 포커스가 맞춰지면 좋겠다”며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첫날 훈련에서는 일단 시차 적응과 실제 대결이 펼쳐지는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의 빙질을 익히는 데 집중했다. 이상화는 “올림픽 경기가 열린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부담감을) 얼마나 내려놓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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