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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피겨 경기에 노랫말 허용…어떤 변화 생길까?

등록 2018-02-10 14:52수정 2018-02-10 16:34

장르따라 관객과 심판 흥 돋워…국가·민족 색채 강하게 드러날 수도
우리나라 아이스댄싱조 배경음악 ‘독도‘ 가삿말 논란 끝에 삭제
‘독도’가 들어간 가사로 권고를 받은 민유라 - 겜린 조. 사진 비디오머그 영상 갈무리.
‘독도’가 들어간 가사로 권고를 받은 민유라 - 겜린 조. 사진 비디오머그 영상 갈무리.

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의 피겨 스타’ ‘현존하는 최고의 점프머신’ ‘쿼드러플(4회전) 점프 5번을 성공시킨 유일한 스케이터’ 네이선 첸이 올림픽 무대에 등장했을 때, 관중들은 깜짝 놀랐을 지도 모르겠다. 단체전 미국팀 싱글 대표로 출전한 그의 프로그램에 사람의 목소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네이선 첸은 이날 벤저민 클레멘타인의 ‘Nemesis’(네메시스)를 배경음악으로 선택했다. 국제빙상연맹(ISU)에서 2014~2015시즌부터 모든 종목에 가사가 있는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소치올림픽까지는 아이스댄싱에서만 허용됐던 규정이다.

빙판위에 노래가 흐르면 무슨 변화가 생길까?

말레이시아에서 최초로 올림픽 본선무대를 밟는 줄리안 이(Julian Yee)는 프리 프로그램(또는 롱 프로그램)에서 소울 대가 제임스 브라운의 메들리를 배경음악으로 선정했다. 줄리안 이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임스 브라운이 무대에서 보여주었던 만큼의 에너지를 내가 보여줄 수 있다면, 관중과 심판단들이 보기에 멋진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목소리가 있는 노래를 선택하면 원곡의 가수가 가진 에너지를 등에 업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장르 선택을 잘하면 관객과 심판단의 흥을 돋울 수도 있고, 추가적인 매력을 드러낼 수도 있다. 미국의 애덤 리폰은 엘렉트로 댄스곡인 ‘Let Me Think About It’(생각 좀 해볼게)을 선택했는데, 상큼한 비트에 맞춰 후렴구를 반복하는 이 노래에는 “난 너의 연인, 너의 섹시한 파트너가 되겠어”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애덤 리폰의 몸동작이 노래에 걸맞게 관능적이라고 보도했다.

극적인 효과를 강조하는데도 가사는 매우 유용하다. 웬징 수이와 페어 종목에 출전하는 중국의 콩 한은 〈뉴욕타임스〉에 “의미가 있는 가사는 더 쉽게 가슴을 움직일 수 있다”며 “종종 목소리가 있는 음악은 더큰 열정을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이 중국의 페어가 케이 디 랭이 커버한 레너드 코언의 노래 ‘할렐루야’를 골랐다는 걸 생각하면, 이 무대를 채울 감정의 파고가 매우 높으리라는 걸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가사의 언어는 국마나 민족의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9일 오전 단체전에 싱글 대표로 출전한 이스라엘의 알렉세이 비첸코는 이스라엘 민속곡 ‘Hava Nagila’(하바 나길라)를 배경음악으로 선택했다.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는 스페인의 문호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원작인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수록곡 ‘The Impossible Dream’(이룰 수 없는 꿈)을 선택했다.

우리나라의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아이스댄싱 조는 프리댄스의 주제곡으로 소향이 부른 ‘홀로 아리랑’을 선택했다가 가사에 ‘독도’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로 넘어가 보자”로 시작하는 이 노래의 중간에는 “저 멀리 동해 바다 외로운 섬 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오겠지 조그만 얼굴로 바람 맞으니 독도야 간밤에 너 잘 잤느냐”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역시 ‘독도’가 포함된 가사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조직위는 법률 검토를 통해 이 가사가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 50조를 위반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민유라-알렉산더 겔림 조는 ‘독도야 간밤에’ 라는 부분을 3초 삭제한 배경음악을 사용하기로 했다. 아이스댄싱은 다른 종목들보다 국가의 색체를 더욱 강하게 강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박세회 기자 sehoi.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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