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가 주종목인 체코의 에스터 레데츠카(23)가 몸풀기로 나선 알파인스키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뒤 활짝 웃고 있다. 정선/연합뉴스
스노보드 평행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체코의 에스터 레데츠카(23)가 몸풀기로 나선 알파인스키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레데츠카는 17일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열린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1분21초11의 기록으로 안나 파이트(오스트리아·1분21초12)를 단 0.01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체코 사상 첫 알파인스키 금메달이기도 하다. 동메달은 리히텐슈타인의 티나 바이라터(1분21초22)에게 돌아갔다.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돌아온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은 1분21초49의 기록으로 페데리카 브리고네(이탈리아)와 공동 6위에 자리했다.
겨울올림픽 사상 최초로 알파인스키와 스노보드에 모두 출전한 레데츠카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평행 종목에서 지난 두 시즌 여자부 정상에 올랐고, 올해도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종목 유력 금메달 후보다. 2015~2016시즌부터 알파인스키에도 도전했지만, 알파인스키 월드컵에선 전체 68위에 불과한 선수다.
그러나 그는 이날 디펜딩 챔피언 파이트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파이트는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안나 페닝어’라는 이름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결혼해 성이 바뀌었다.
레데츠카는 비치발리볼, 윈드서핑, 아이스하키 등을 즐기는 만능 스포츠우먼이다. 2살 때 알파인스키를, 5살 때 스노보드를 시작한 그는 3주씩 번갈아가며 알파인스키와 스노보드 훈련을 하며 월드컵에 대비했다. 그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1위인 것을 발견했을 때 분명히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기록과 바뀐 줄 알았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이어 “알파인스키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상상을 여러번 했지만, 훨씬 먼 훗날에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실감나지 않고 그저 놀랍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레데츠카의 주종목인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22일 예선부터 경기가 진행된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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