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에서 승부샷 끝에 우승한 미국이 환호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유에스에이” “유에스에이”가 터져나오면, 곧바로 “캐나다” “캐나다”가 관중석에 울려퍼졌다. 아이스하키 강국 미국과 캐나다의 여자 결승전은 응원전도 용호상박이었다.
미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2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에서 연장 뒤 승부치기에서 캐나다를 3-2(1-0 0-2 1-0 0-0 <승부샷> 1-0)로 이겼다. 미국은 1998년 나가노올림픽 이후 20년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챙겼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부터 2014년 소치올림픽까지 올림픽 4연패를 일궜던 캐나다는 은메달에 머물렀다. 미국 선수들은 승부샷 6번째 히터로 나온 라무로-다비드손 조셀린의 골로 앞섰고 캐나다의 마지막 선수는 실패했다. 그 순간 미국 선수들은 링크로 뛰어나와 한데 엉켰다. 캐나다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는 스피드와 기술, 기동력을 갖춘 최강팀 미국과 캐나다가 여자 아이스하키의 진수를 보여준 한판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에 목말랐던 세계 1위 미국의 의욕은 캐나다를 앞선 것처럼 보였다. 미국은 이번 평창 올림픽 A조 리그 3차전에서 캐나다에 패배(1-2)해 더 독을 품고 나왔다. 오랜 기간 캐나다에 밀려 올림픽 금메달을 따지 못했고, 4년 전 소치올림픽 결승 연장 패배(2-3)의 기억도 선수들의 분투를 자극했다.
미국은 1피리어드 막판 힐러리 나이트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2피리어드 초반 캐나다가 동점골이 터뜨렸고, 이어 4분여만에 캐나다가 추가골을 얻으면서 미국은 1-2로 끌려갔다. 3피리어드는 미국의 총공세였다. 미국은 이날 유효슈팅 우위(41-31)에서 보여지듯 캐나다의 골문을 쉴새 없이 위협했고, 결국 3피리어드 15분여께 2-2 동점골을 터뜨렸다.
연장전은 양팀 선수 1명씩을 뺀 5명씩이 빙판 위에 올라 20분간 치렀다. 미국이 좀더 우위를 잡은 것처럼 보였지만 캐나다 골리의 철벽방어로 평행선은 연종 종료까지 이어졌다.
80분 승부에 이어 들어간 슛아웃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결이 펼쳐졌다. 캐나다의 첫 선수의 슈팅이 막힌 반면, 미국은 첫 선수 기지 마빈이 득점하면서 기세를 탔다. 하지만 캐나다의 역공으로 양팀 모두 5명씩 차례가 돌아가쓸 때도 2-2로 팽팽한 슛아웃 상태가 지속됐다.
마침내 미국의 6번째 플레이어로 나온 조셀린이 캐나다의 문지기 데스비앙을 좌우로 흔들며 완전히 속여 골을 터뜨렸고, 캐나다 선수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긴 싸움의 마침표를 찍었다. 역대 올림픽 결승 5차례의 맞대결에서와 마찬가지로 두팀의 점수차는 1점이었다.
웬만한 국내 남자대학팀 선수보다 기량이 뛰어난 두 팀의 경기에 1만여 좌석을 가득 메운 관중은 큰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강릉/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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