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 김영규 위원장(맨 왼쪽) 등 위원들이 조재범 전 코치 성폭행 혐의와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위한 회의를 하러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동계종목 경기단체 사무국 회의실에 들어오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뒤늦게 영구제명을 당했다. 선수 폭행 사실을 확인한 뒤 1년이 지나서야 징계를 확정한 것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는 1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벨로드롬 동계종목사무국 회의실에서 2019년 2차 관리위 회의를 열고, 빙상계 폭력·성폭력 문제 대책 등을 논의한 결과 조재범 전 코치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 변호사인 김영규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말로 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심석희 선수 본인 및 가족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회의 뒤 브리핑을 통해 “국가대표 합숙훈련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훈련단에 여성 지도자·심리상담사를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성폭력·폭력 행위 등 징계자의 외국 취업 차단을 위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원국에 활동 금지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조계·여성계·인권전문가 등으로 스포츠 인권개선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해 빙상계 전면에 걸친 전수조사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빙상경기연맹은 지난해 9월 2018 평창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논란 등과 관련해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회장사인 삼성도 철수했고 임원들도 모두 해임됐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이날 체육계 미투 운동 확산에 따른 사태 수습 등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촌장과 사무총장 선임을 1∼2주가량 연기한다고 밝혔다. 체육회 관계자는 “이기흥 체육회장이 이사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회원 종목 단체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7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새해 훈련 개시식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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